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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승달 초승달 시를 쓴 중국 시인 곽말약의 시를 읽어보고 시인을 소개합니다. 초승달 곽말약 초승달 시를 쓴 중국 시인 곽말약의 시를 읽어보고 시인을 소개합니다. 초승달이 낫 같아 산마루의 나무를 베는데 땅 위에 넘어져도 소리 나지 않고 곁가지가 길 위에 가로 걸리네 곽말약(1892~1978) 시인 소개 곽말약 시인의 본명은 곽개정이며, 중국 시인이자 사학자이다. 중국 사천 낙산사람이다. 1914년 일본에 유학하였으며, 일본 유학 때 독일어를 처음 배웠는데 독일어(Mondsichel)가 일본 '렴도(鐮刀)'로 번역된 것에 착안해 이 작품을 썼다. 귀국 후에 창조사를 조직하였고, 북벌전쟁에 참여하였다. 후에 중국 과학원 원장을 역임했다. 괴테(1749~1832 ), 니체( 1844-1900 ) 등의 시작품과 소설을..
이성선 시인과 시 이성선 시 3편 고요하다 이성선 나뭇잎을 갉아먹던 벌레가 가지에 걸린 달도 잎으로 잘못 알고 물었다 세상이 고요하다 달 속의 벌레만 고개를 돌린다 나무 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구나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미시령 노을 이성선 나뭇잎 하나가 아무 기척도 없이 어깨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우주가 손을 얹었다 너무 가볍다 이성선 시인 소개 이성선(李聖善, 1941년 1월 2일 ∼ 2001년 5월 4일)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30여 년의 긴 시작(詩作) 기간 동안 비교적 고르고 일관되게 우주와 자연을 노래하였다. ..
1월의 기도 1월의 기도 윤보영 사랑하게 하소서 담장과 도로 사이에 핀 들꽃이 비를 기다리는 간절함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새벽잠을 낀 꽃송이가 막 꽃잎을 터뜨리게 하는 향기로 사랑하게 하소서 갓 세상에 나온 나비가 꽃밭을 발견한 설렘으로 사랑하게 하소서 바람이 메밀꽃 위로 노래 부르며 지나가는 여유로 서두르지 않는 사랑을 하게 하소서 내가 더 많이 사랑하는 그게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늘 처음처럼, 내 사랑이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게 하소서 윤보영 시인 소개 윤보영 시인은 경북 문경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 보고 느꼈던 모든 것들이 시를 통해 감성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2009) 부문 당선, 『커피도 가끔은 사랑이 된다』 등 시집 19권을 발간했다.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시..
나의 가난은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은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떠 떠 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달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숲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시인 소개 : 천상병 시인 〈귀천〉을 비롯한 여러 명시를 남긴 현대 문학계의 거성으로, 대체로 순수한 마음으로 인생을 노래하는 시를 남겼다. 그에 걸맞게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
안개 노인 안개 노인 문정희 안개 벗어나니 또 안개 이윽고 아름다움도 위험도 없는 허허벌판이다 영원한 잠이 바짝 쫓는 것 말고는 급할 것이 없다. 걸어온 길에 대해 할 말은 좀 있지만 노동력 없는 무산자 계급으로 그만 입 다물기로 했다 무릎과 치아의 통증에다 핏빛 네온 휘황한 자본주의를 칙칙하게 만든 죄로 그늘에서 어슬렁거린다 그래도 정체불명의 이름 어른신이라 어르며 지하철과 고궁이 두루 공짜 아닌가 장수 시대 알토란 같은 의료보험을 잘라먹는다고 한쪽에선 폐기물 보듯 하지만 파고다공원을 차지한 이도 있다 한다 까짓것 오늘 점심에는 식판을 들고 굽은 어깨로 절이나 교회의 무료 급식대 앞에 줄이나 서 볼까 공동묘지 비슷한 색깔의 검버섯 핀 얼굴로 얻어먹는 한 끼의 선심은 얼마나 새로운 맛일까 언제부터 나이가 곧 늙음이..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인물소개 1942년 1월 21일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대학 3학년 재학중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박두진문학상, 공초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 부문) 등을 수상했다.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수상 1996 소월..
눈 위에 쓰는 겨울시 눈 위에 쓰는 겨울시 홍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https://youtube.com/shorts/-BLDyEEwXRU?si=YQO521x6lLeKvpXC
정호승 시인 소개와 시 소개 정호승 시인의 시 5편 소개 나는 희망을 거절한다 나는 희망이 없는 희망을 거절한다희망에는 희망이 없다희망은 기쁨보다 눈노에 가깝다나는 절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졌을 뿐희망을 통하여 희망을 가져본 적이 없다희망은 절망이 있기 때문에 희망이다희망만 있는 희망은 희망이 없다희망은 희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보다절망의 손을 먼저 잡는 것이 중요하다희망에는 절망이 있다나는 희망의 절망을 먼저 원한다희망의 절망이 절망이 될 때보다희망의 절망이 희망이 될 때 당신을 사랑한다 미안하다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산이 끝나는 곳에 길이 있었다.다시 길이 끝나는 곳에 산이 있었다.산이 끝나는 곳에 네가 있었다.무릎과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미안하다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 수선화에게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다시 겨울 아침에 다시 겨울 아침에 이해인 몸 마음 많이 아픈 사람들이 나에게 쏟아놓고 간 눈물이 내 안에 들어와 보석이 되느라고 밤새 뒤척이는 괴로운 신음소리 내가 듣고 내가 놀라 잠들지 못하네 힘들게 일어나 창문을 열면 나의 기침 소리 알아듣는 작은 새 한 마리 나를 반기고 어떻게 살까 묻지 않아도 오늘은 희망이라고 깃을 치는 아침 인사에 나는 웃으며 하늘을 보네 이해인 시인 소개 독실한 천주교 신자 집안에서 자랐고, 어렸을 적부터 책 읽고 글쓰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6.25 전쟁 시기 납북되었다. 어머니가 20대에 세례를 받았고, 자식들로 1남 3녀(이해인 수녀는 셋째)를 키웠는데 그 중에서 큰딸, 그러니까 이해인의 큰언니는 이해인이 초등학교 시절 수녀원에 입회했으며, 이에 이해인이 큰 영향을 받았..
박노해 시인의 그 겨울의 시 그 겨울의 시 박노해 시인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윗목 물그릇에 살얼음이 어는데할머니는 이불 속에서어린 나를 품어 안고몇 번이고 혼잣말로 중얼거리시네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소금창고 옆 문둥이는 얼어 죽지 않을랑가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찬바람아 잠들어라해야 해야 어서 떠라한겨울 얇은 이불에도 추운 줄 모르고왠지 슬픈 노래 속에 눈물을 훔치다가눈산의 새끼노루처럼 잠이 들곤 했었네   *****눈에 관한 다른 시 감상****** 2023.12.31 - [시] - 우리가 눈발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