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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소개와 시

 

최영미 시인의 시 소개

-시집 : '꿈의 페달을 밟고' 중

 

 

 

 
꿈의 페달을 밟고
『서른, 잔치는 끝났다』의 시인의 두번째 시집. 그의 시는 아이스크림이 얹혀진 커피 같다. 아름답기도 하고 추하기도 하다. 추한 것은 우리를 아프게 하고 아름다운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힘이 그의 시에는 숨어 있다.
저자
최영미
출판
창작과비평사
출판일
1998.05.10

 

 

 

 

 

 

내 편지는 지금 가고 있는 중

 

불륜은 아름답다고

불륜은 추하다고

카운터의 아가씨들은 저희끼리 돌아앉아 화장을 고치고

수다와 수다 사이 비가 내린다

노래는 흐른다 아, 시간아 멈줘다오

그녀의 머릿곡에서 그에게로 가는 편지가 되돌아오고

서교동 Cafe Havana에서 오늘도 커피잔을 깨뜨리며

오후의 정사처럼 부시시한 추억을 꿰맞추는 밤

창 밖에선 허술한 어깨들이 서로 젖지 않으려 어깨를 부비고

우산 하나로 세상의 비를 다 막겠다는 것인지

멀리서 비에 젖는 어느 영혼을 위하여 빌고 싶은 밤

취한 건, 추한 건, 불륜만이 아니었다.

 

 

 

 

 

권위란

 

당신과 그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목소리로

간은 말을 해도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이는 것.

 

 

 

 

 

꿈의 페달을 밟고

 

내 마음 저 달처럼 차오르는데

네가 쌓은 돌담을 넘지 못하고

새벽마다 유산되는 꿈을 찾아서

잡을 수 없는 손으로 너를 더듬고

말할 수 없는 혀로 너를 부른다

몰래 사랑을 키워온 밤이 깊어가는데

 

꿈의 페달을 밝고 너에게 갈 수 있다면

시시한 별들의 유혹은 뿌리쳐도 좋았다

 

 

 

 

 

 

이율배반

 

언젠가 난 간절히 빌었었다

이 비가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기를

 

언제부터인가 난 또 빌었다

이 비가 제발,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이기를

 

언젠가, 언제부터인가

비 오는 밤이면 난 노래를 주물렀다

형벌의 낮과 밤을 반죽해 은유의 가락을 뽑았다

 

이 비가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길......

이 비가, 제발,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였으면......

 

 

 

 

 

 

 

거대한 뿌리

 

내 시퍼런 청춘을 저당 잡혔던 첫 사랑

 

내 머리와 입은 그를 배반해도

가슴은

그를

영원히

못 잊으리니

 

온몸의 핏줄과 신경세포 구석구석에 진을 친

저 거대한 뿌리를......

 

 

 

 
서른, 잔치는 끝났다
최영미 시인의 기념비적 첫 시집《서른, 잔치는 끝났다》개정3판이 출간되었다. 시대를 응시하는 처절하고도 뜨거운 언어로 한국 문단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던 이 시집은 지금껏 50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내겐 축복이자 저주이며 끝내 나의 운명이 되어버린 시집을 새로이 세상에 내놓"(개정판 시인의 말)으면서 시인은 손톱을 다듬는 마음으로 젊은 날의 시편들을 일일이 손보았다. 간결하게 정돈된 시어들은 최소한의 언어로 당대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비유를 더욱더 생생하게 드러낸다. 지난 이십 오년간 '서른살의 필독서'로 청춘의 아픔과 고뇌를 다독여온 이 시집은 "어떤 싸움의 기록"(최승자, 추천사)이자 사랑의 기록이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는 변했지만 "교과서가 없는 시대에 고투하는 젊은 영혼의 편력을 도시적 감수성으로 정직하게 노래"(최원식, 추천사)한 시편들이 여전히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지금 이 시대의 서른을 살아내는 청춘에게, 젊은 시절의 자기 삶을 치열하게 뒤돌아볼 줄 아는 당신에게 이 시집을 선사한다.
저자
최영미
출판
이미
출판일
2020.09.15

 

 

 

 

 

최영미 시인 소개

 

 

최영미 시인

 

 

 

 

 

 

 

 

 

 

최영미(1961년 9월 25일 ~ )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며 소설가이다.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섬세하면서 대담한 언어, 지금 이곳에서의 삶을 직시하는 신선한 리얼리즘으로 한국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문학평론가 최원식에 따르면 "최영미는 첫 시집이 너무 성공한 탓에 문학 외적인 풍문에 휩싸여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불행한 시인이다”.

 

1992년 등단 이후 시와 소설, 에세이를 넘나들며 6권의 시집을 펴내고,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 《청동정원》을 출간하고 미술과 축구에 대한 산문을 많이 썼지만, 한국에서 그녀는 여전히 시인으로 더 알려져 있다.

 

서울대학교 2학년이던 1981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내 시위에 가담하여 관악경찰서에서 구류 10일을 살고 1년간 무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대학졸업 후에 반독재 투쟁을 위해 만들어진 비합법 조직 '제헌의회그룹'의 사회주의 원전 번역팀에 들어가 카를 마르크스와 레닌의 저작물을 공동번역했다. 십여 명이 번역과 교열작업에 매달려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해방 이후 최초로 현대 한국어로 옮긴 《자본 1》이 1987년 이론과 실천사에서 김영민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역자로 내세워 출판되었고, 출판사 대표는 사회주의 원전을 출판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1980년대 말 소비에트 정권의 붕괴와 공산주의의 몰락을 경험하면서 최영미는 거대 담론과 이데올로기에 회의를 품게 되었고, 자신의 안과 밖에서 진행되는 심각한 변화를 글로 표현하려 노력하며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최영미 시인의 작품 소개

 

1992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속초에서〉 외 7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투명한 언어, 일상의 언어가 가진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정확한 비유, 대담한 발상과 세련된 유머, 자본과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한국사회에 충격을 주었던 첫 시집인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1994년 50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돼지들에게
시인 최영미가 시집『돼지들에게』의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2005년에 초판, 2014년에 2판 발행에 이어, 2020년에 신작시 3편 ‘착한 여자의 역습’ ‘자격’ ‘ㅊ’을 추가하고 일부 시들을 다듬어 개정증보판을 펴냈다. 시대와 사회를 꿰뚫는 날카로운 시선, 몇 자 안되는 말로 전부를 표현하는 통찰력, 허위와 위선에 대한 통렬한 비판, 생활에서 우러나온 맑은 서정이 숨은 진주처럼 빛나는 시집 『돼지들에게』로 시인은 제5회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자신을 버리는 아픔을 감수하고 오래 전 쓴 작품들, 우리 사회의 숨겨진 밑창을 드러내는 시편들은 2020년을 사는 우리의 현재를 미리 본 듯하다.
저자
최영미
출판
이미
출판일
2020.02.10

 

 

 

 

저서로 시집 《꿈의 페달을 밟고》, 《돼지들에게》, 《도착하지 않은 삶》, 《이미 뜨거운 것들》<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 있다.

 

1970년대 서울 변두리의 가족사를 다룬 첫 장편소설 《흉터와 무늬》(2005년)를 출간했고, 1988년 이후 26년 간 틈틈이 써온 원고를 다듬고 보완하여 1980년대 청춘의 방황과 좌절을 다룬 자전적인 소설 《청동정원》(2014년)을 펴냈다.


최영미는 인간의 조건을 풍자적인 언어로 파헤친 시집 《돼지들에게》로 2006년 이수문학상을 수상했다. 이수문학상 심사위원 유종호교수는 “최영미 시집은 한국사회의 위선과 허위, 안일의 급소를 예리하게 찌르며 다시 한번 시대의 양심으로서 시인의 존재이유를 구현한다”라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돼지들에게》의 추천사에서 신경림 시인은 "진실을 추구하는 치열한 정신없이는 이와 같은 시는 불가능할 것이다. 자칫 관념적 교훈적으로 될 수도 있는 알레고리적 방법이 시에 활기와 재미를 더해주는 점도 주목을 끈다”라고 썼으며 "시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진정성과 언어의 조탁이 돋보인다”라며 심사평을 전했다.

 

시집 《이미 뜨거운 것들》은 책 읽는 사회문화재단의 2013년 상반기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었다.

 

 

 

 
이미 뜨거운 것들
최영미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이미 뜨거운 것들』. 그동안 이념과 투쟁이 아닌 사람과 사랑을 그려온 저자가 정치 문제부터 뜨거운 사랑, 소소한 가족사, 그리고 홀로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그려낸 시편들로 구성된 책이다. 일상에서 찾은 살아 있는 비유와 부드러운 호흡으로 써내려간 시편들을 통해 변주되지 않은 채 날것으로 드러나 보이는 다양한 층위의 욕망들을 만나볼 수 있다. 통속미를 통해 드러낸 명징함이 돋보이는 ‘정치인’, ‘성공한 여성’, ‘신촌의 옛 풍경’, ‘호텔방에서’, ‘유치한 시’, ‘지금은 사라진 욕실에서’, ‘세월의 신발장’, ‘꿈이 빠져나간 주머니’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자신만의 화법으로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돌직구를 던지고 아직 사랑을 꿈꾸고 사는 청춘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며 외롭고 소외된 도시인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되어준다.
저자
최영미
출판
실천문학사
출판일
2013.03.29

 

 

 

 

최영미는 삶과 여행, 그리고 예술에 관한 산문집 『《시대의 우울: 최영미의 유럽일기》, 《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를 출간했으며, 미투이후 <아무도 하지 못한 말>을 펴냈고 번역서로는 Francis Bacon in Conversation with Michel Archimbaud를 한국어로 번역해 《화가의 잔인한 손: 프란시스 베이컨과의 대화》(1998,도서출판 강)이란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외 외국시를 번역하여 소개한 <내가 사랑하는 시> <시를 읽는 오후>가 있다.

 

인하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서 시 창작을 가르쳤으며, 지학사 고등검정교과서 문학(2014년)에 최영미의 시 〈선운사에서〉가, 창비사 고등인정지도서 문학(2012년)에 〈지하철에서 2〉가, 학연사 고등검정지도서 작문에 (2012년) 산문집 《시대의 우울》, 〈쾰른〉편이 수록되었다.

 

 

 


세 명의 한국 작곡가- 이건용, 김대성 그리고 안치환이 최영미의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 서울오페라단 단장인 이건용이 작곡하고 전경옥이 노래한 아트 팝 겸 클래식 음반 《혼자사랑》 (1998년)에 최영미의 시 4편을 노랫말로 삼은 〈선운사에서〉,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슬픈 카페의 노래〉, 〈북한산에 첫눈 오는 날〉의 4곡이 포함되었다.

 

 

 

 

https://youtu.be/oDSLfsXak7E?si=I5IKa61lWBwhg4zG

 

 

 

 

 

 

 

 

무형문화재인 국악인 강권순의 창작 가곡집 《첫마음》(2007년)에 김대성이 작곡한 노래 '선운사에서'가 수록되었고, 안치환의 10집 앨범인 《오늘이 좋다》(2010년)에 안치환이 작곡하고 부른 노래 〈선운사에서〉가 실렸다.

 

 

https://youtu.be/XwdFZJoL9Tk?si=r4TJcng1Jo6BUGx-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창작과비평사, 1994)
《꿈의 페달을 밟고》(창작과비평사, 1998) ISBN 8936421751 《돼지들에게》(실천문학사, 2005) ISBN 8939205286 《도착하지 않은 삶》(문학동네, 2009) ISBN 9788954607858 《이미 뜨거운 것들》 (실천문학사, 2013)
<다시 오지 않는 것들> (이미출판사,2019년)
Three Poets of Modern Korea: Yi Sang, Hahm Dong-seon and Choi Young-mi (translated by James Kimbrell and Yu Jung-yul, 2002 Sarabande Books)

 

 

 

 

 

 

*산문


장편소설《흉터와 무늬》(랜덤하우스중앙, 2005)
장편소설 《청동정원》 (은행나무, 2014)
산문집《시대의 우울》(창작과비평사, 1997)
산문집《우연히 내 일기를 엿보게 될 사람에게》(문학동네, 2009) 산문집<아무도 하지 못한 말>(해냄 출판사,202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