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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시 모음 15편 김수영 시 모음 15편 풀풀이 눕는다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풀은 눕고드디어 울었다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다시 누웠다풀이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바람보다도 먼저 일어난다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발목까지발 밑까지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누워도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바람보다 늦게 울어도바람보다 먼저 웃는다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푸른 하늘을김수영푸른 하늘을 제압하는노고지리가 자유로왔다고부러워하던어느 시인의 말은 수정되어야 한다.자유를 위해서비상(飛翔)하여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자유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혁명은왜 고독한 것인가를혁명은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를.절망김수영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
최영미 시인의 시 19편 최영미 시인의 시 19편 불꺼진 방마다 머뭇거리며, 거울은 주름살 새로 만들고멀리 있어도 비릿한, 냄새를 맡는다기지개 켜는 정충들 발아하는 새싹의 비명무덤가의 흙들도 어깨 들썩이고춤추며 절뚝거리며 4월은 깨어난다 더러워도 물이라고, 한강은 아침해 맞받아 반짝이고요한 슈트라우스 왈츠가 짧게 울려퍼진 다음9시 뉴스에선 넥타이를 맨 신사들이 침통한 얼굴로 귀엣말을 나누고청년들은 하나 둘 머리띠를 묶는다 그때였지저 혼자 돌아다니다 지친 바람 하나만나는 가슴마다 들쑤시며 거리는 초저녁부터 술렁였지발기한 눈알들로 술집은 거품 일듯부글부글 취기가 욕망으로 발효하는 시간밤공기 더 축축해졌지너도 나도 건배다!딱 한잔만그러나 아무도 끝까지 듣지 않는 노래는 겁없이 쌓이고화장실 갔다 올 때마다 허리띠 새로 고쳐맸건만그..
10월, 시 읽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