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3)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송희 시인 : 혀의 세계 혀의 세계이송희 바람을 삼키며 건널목을 지났어요찢긴 혀가 나뭇잎처럼 나뒹구는 길모퉁이뜨겁게 달아오른 입이벌레처럼 모여들었죠빈말을 머금은,바늘 돋친 혓바닥 위로표정을 바꿔가면서 떠오른 해의 무늬가붉은 눈 반짝거리며하염없이 따라왔어요숨을 참고 속엣말을 깊숙이 넣어 둔 채길고 짧은 실마리를 힘껏 끌어당길 때입 안에 숨겨 둔 혀가크게 부어올랐어요 이송희 시인 소개와 시 소개이송희 시인 소개 전남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연구재단 박사 후 국내 연수(Post-Doc,)를 마쳤다.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서울문화재단 문학창love.baula100.com 심승혁 시인 : 정글의 시간 심승혁 시인 : 정글의 시간 죽음을 뒤로 죽음이 이어지는 수풀 틈첫울음이 가느다랗다강한 이빨에게 뜯어먹히는 소리와약하게 퍼지는 울음에도 아랑곳없이미처 감지 못한 눈망울 아래죽음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는수백 개의 발걸음이 힘차다태어난다는 것은죽을 수 있다는 것의 시작그토록 살기 위해 울었던 순간도 잠시결국 무너질 끝까지 울음을 멈추고숨죽인 채 살아낸 고단한 살점을들리지도 않던 작은 걸음들에게눈물로 흠뻑 적셔 떼어준다눈은 감기고 점점, 활기 차오르는첫울음이 커질 때쯤마지막 피곤을 땅에 놓는데어딘가 수레바퀴 소리, 참 시끄럽게도돌고 있… 까마귀 잠자리 풀잎에 앉은 아래개구리 혀를 쏘려 하고백로 한 마리 부리에 힘을 주는데 뒤엉킨 생사의 갈림길에남 좋은 건 못 봐!까마귀 울자, 깍깍백.. 임효빈 시 : 나는 날마다 파혼한다 나는 날마다 파혼한다임효빈 헤르만 헤세는 세 번 결혼하고 두 번 이혼했다고 한다 첫 번째 부인은 사랑의 병에 걸려 죽고 두 번째 부인의 사랑은 헤세답게 식었지만 늙은 헤세는 세 번째에도 사랑을 걸었단다 그는 사랑을 만나기 위해 헤어지고 검은 원피스를 입은 그녀들의 사랑은 하얀 드레스에 있었단다 헤세의 사랑은 슬픔에 잠겼고 오래된 사랑은 자정을 위해 스스로 불타버렸단다 나비 날갯짓처럼 사랑을 위해 이혼한 헤세 나비와 헤세는 사랑을 모았지만 꽃술에 걸린 그녀들의 사랑은 꽃만을 기억했단다 꽃이 궁금한 사람들이 헤세에게 물으면 헤세는 주저 없이 어떤 사랑도 첫사랑이라 말했단다 나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어제의 나와 파혼했지만 언제까지 파혼해야 나를 만날 수 있을지 헤세에게는 묻지 않았다 -임효빈, 중 "나.. 이전 1 2 3 4 ··· 5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