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4) 썸네일형 리스트형 8월 시 읽는 밤 8월 시 읽는 밤허수경 시인 "시가 쓰여지는 순간은 참으로 우연하게 온다. 삶을 통과하는 모든 순간은 우면과 우연으로 점철되기 때문이다. 매일 걷는 거리에서 어제는 보지못했던 난민을 오늘 볼 때, 운전을 하고 가다가 갑자기 비둘기가 사이드미러를 때리고 지나가서 갓길에 차를 급정거해야 할 때...... 등등의 수많은 우연의 순간에서 시는 나온다. 그 순간이 언제인지 알 수 없기에 한시라도 시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균열의 순간에 균열을 경험하지 못한다. 순간을 재구성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비슷한 순간을 시 언어로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비슷하지 그 순간이 아니다. 균열을 감지할 때 온전히 경험을 해야. 한다. 이것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몸을 정확하게..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시인 2026년 8월 19일 '시 읽는 밤'허수경 시인을 찾아서 별 노래 작은 사과나무를 돌보는 아버지 옆에 서면 사과나무 꽃입술이 흙 가장 보드라운 살에 떨어져 분홍 웃음소리. 아버지는 꺼멓게 말라가는 속잎을 따내면서 “얘야 일찍 들어온나 처녀애들 밤길은 위험하니라” 전지가위에 잘려 나간 곁가지를 주워 담을 때 본 근육통으로 부어오던 아버지의 손등. “밤길 어둡다고 바래다주는 사람이 있는 걸요” 물뿌리개에서 햇살이 번져 올랐습니다. 혼자가는 먼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원폭수첩 : 허수경 시인의 시 원폭수첩 : 허수경 시인의 시 원폭수첩 1 / 허수경 (1964~2018) 버섯처럼 달아오르는 죽음의 잠 속으로 다시성큼성큼 걸어갈 수 있다면달아오르는 아득한 저 꽃떼 사이은밀한 자리 있어썩어가는 이 육신 눕힐 수 있다면 그러나 지금은히로시마 지하부품공장쇳가루로 날리는 식민지 백성 천대에 묻혀조국도 동포도 외면했던 내 썩은 삭신 사이사이더럽게 진물 이는 고름 흐르네 죽음조차 고통스러워 고통스러워삶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워 아 죽을 때라도 아련히 취하여양귀비 먹고 아련히 취하여다시 태어나면 돌아오지 않으리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으리식민지 백성으론 돌아오지 않으리 - 허수경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허수경 「원폭수첩 1」 함께 읽기 허수경은 이 연작의 첫 시부터 .. 이전 1 2 3 4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