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203) 썸네일형 리스트형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시인 2026년 8월 19일 '시 읽는 밤'허수경 시인을 찾아서 별 노래 작은 사과나무를 돌보는 아버지 옆에 서면 사과나무 꽃입술이 흙 가장 보드라운 살에 떨어져 분홍 웃음소리. 아버지는 꺼멓게 말라가는 속잎을 따내면서 “얘야 일찍 들어온나 처녀애들 밤길은 위험하니라” 전지가위에 잘려 나간 곁가지를 주워 담을 때 본 근육통으로 부어오던 아버지의 손등. “밤길 어둡다고 바래다주는 사람이 있는 걸요” 물뿌리개에서 햇살이 번져 올랐습니다. 혼자가는 먼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원폭수첩 : 허수경 시인의 시 원폭수첩 : 허수경 시인의 시 원폭수첩 1 / 허수경 (1964~2018) 버섯처럼 달아오르는 죽음의 잠 속으로 다시성큼성큼 걸어갈 수 있다면달아오르는 아득한 저 꽃떼 사이은밀한 자리 있어썩어가는 이 육신 눕힐 수 있다면 그러나 지금은히로시마 지하부품공장쇳가루로 날리는 식민지 백성 천대에 묻혀조국도 동포도 외면했던 내 썩은 삭신 사이사이더럽게 진물 이는 고름 흐르네 죽음조차 고통스러워 고통스러워삶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워 아 죽을 때라도 아련히 취하여양귀비 먹고 아련히 취하여다시 태어나면 돌아오지 않으리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으리식민지 백성으론 돌아오지 않으리 - 허수경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허수경 「원폭수첩 1」 함께 읽기 허수경은 이 연작의 첫 시부터 .. 허수경 : 혼자 가는 먼집 1. ‘당신’을 부르는 시 시의 화자는 계속해서 ‘당신’을 부릅니다.하지만 이 ‘당신’은 지금 화자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떠났거나, 다시 만날 수 없거나, 마음으로만 불러볼 수 있는 존재에 가깝습니다.‘당신’은 특정한 연인일 수도 있고,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일 수도 있으며, 잃어버린 사랑이나 지나가 버린 시절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중요한 점은 화자가 ‘당신’을 잊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부재한 사람을 계속 부르며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마음속에서 이어갑니다.그래서 이 시의 ‘당신’은 단순한 상대방이 아니라,떠났지만 끝내 버릴 수 없는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킥킥’이라는 웃음은 정말 웃음일까? 이 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표현은 반복해서 등장하는 ‘킥킥’입니다.보통 ‘킥킥’.. 이전 1 2 3 4 ··· 6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