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82) 썸네일형 리스트형 산에 관한 시 산에 관한 시 7편 -정희성-함민복-박혜성-나희덕-이성선-이성부-고재종 산 정희성 가까이 갈 수 없어먼발치에 서서 보고 돌아왔다내가 속으로 그리는 그 사람마냥산이 어디 안 가고그냥 거기 있어 마음 놓인다 - 정희성,『돌아다보면 문득』(창비, 2008) 산 함민복 당신 품에 안겼다가 떠나갑니다 진달래꽃 술렁술렁 배웅합니다 앞서 흐르는 물소리로 길을 열며 사람들 마을로 돌아갑니다 살아가면서늙어가면서삶에 지치면 먼발치로 당신을 바라다보고 그래도 그리우면 당신 찾아가 품에 안겨보지요 그렇게 살다가 영, 당신을 볼 수 없게 되는 날 당신 품에 안겨 당신이 될 수 있겠지요 - 함민복,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창작과비평사, 1996) 겨울, 설산에 들다박혜성 .. 물에 관한 시 10편 물에 관한 시 7편-함민복-마종기-하청호-장일순-도종환-임보-이건청 물함민복 소박비 쏟아진다이렇게 엄청난 수직을 경험해 보셨으니 몸 낮추어 수평으로 흐르실 수 있는 게지요수평선에 태양을 걸 수도 있는 게지요 - 함민복,『말랑말랑한 힘』(문학세계사, 2005) 물빛마종기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가끔 쓸쓸해집니다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들을까요냇물에 섞인 나는 물이 되었다고 해도처음에는 깨끗하지 않겠지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생전에 맺혀있던 여한도 씻어내고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앙금들을한 개씩 씻어내다보면,결국에는 욕심 다 벗은 깨끗한 물이 될까요 정말로 깨끗한 물이 될 .. 이중기 시인 : 영천능금농사 70년사 이중기 시인 : 영천능금농사 70년사 몸이야 살수록 낡아가지만 세월은 묵어서 발랄해진다고 생각했던 어느 날이었다늙은 능금나무 그늘이 외딴집 뒤쪽 귀퉁이부터 허물어 내던 그날 오후,늙은이는 응급차에 실려 서쪽 병원으로 갔다열다섯부터였으리라능금농사 70년을 창밖으로 내다보는 난간 없는 생,초점 잃은 눈에도 강 동쪽으로 길게 이어진 능금밭이 보였으리라능금이 초록에서 막 붉은빛으로 옮아가는 때,앳된 간호사가 와서 혈압 재는 동안능금나무 갈아 심듯 생도 재개발이 가능하겠다 싶은 생각이 주름 깊은 이마에 스친 것 같기도 했다간병인이 와서 기저귀 갈아주는 사이에도눈은 한사코 능금밭 쪽으로 열려 있었다산소호흡기로는 젊은 날 데려올 수 없는 고목,산소용접기라면 한 시절 다시 세워볼 수도 있겠다만호흡기만 떼면 한꺼번에.. 이전 1 2 3 4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