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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시인의 시 : 홀로 와 더불어 홀로 와 더불어구상 나는 홀로다.너와는 넘지 못할 담벽이 있고너와는 건너지 못할 강이 있고너와는 헤아릴 바 없는 거리가 있다. 나는 더불어다.나의 옷에 너희의 일손이 담겨 있고나의 먹이에 너희의 땀이 배어 있고나의 거처에 너희의 정성이 스며 있다. 이렇듯 나는 홀로서또한 더불어서 산다. 그래서 우리는 저마다의 삶에그 평형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오규원 시인의 시 :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오규원 ―― MENU ―― 샤를르 보들레르 800원 칼 샌드버그 800원 프란츠 카프카 800원 이브 본느프와 1000원 에리카 종 1000원 가스통 바슐라르 1200원 이하브 핫산 1200원 제레미 리프킨 1200원 위르겐 하버마스 1200원 시를 공부하겠다는 미친 제자와 앉아 커피를 마신다 제일 값싼 프란츠 카프카 -오규원, 중"프란츠 카프카"- 가벼운 교통사고를 세 번 겪고 난 뒤 나는 겁쟁이가 되었습니다. 시속 80킬로만 가까워져도 앞 좌석의 등받이를 움켜쥐고 언제 팬티를 갈아입었는지 어떤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재빨리 눈동자를 굴립니다. 산 者도 아닌 죽은 者의 죽고 난 뒤의 부끄러움, 죽고 난 뒤에 팬티가 깨끗한지 아닌지에 왜 신경이 쓰이는지 그게 뭐가 중요하..
박형준 시인의 시 : 책 책상박형준 책에는 두 번 다시 발을 담글 수 없어요 나는 책상에 강물을 올려놓고 그저 펼쳐 볼 뿐이에요 내 거처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일 뿐 나는 어스름한 빛에 얼룩진 짧은 저녁을 좋아하고 책 모서리에 닿는 작은 바스락 거림을 사랑하지요 예언적인 강풍이 창을 때리는 겨울엔 그 반향으로 페이지가 몇 장 넘어가지만 나는 벽에 부딪혀 텅 빈 방 안을 울리는 메아리와 말과 창밖 단풍나무 꼭대기에서 식사를 하고 매일 새롭게 달라지는 거처를 순간 속에 마련할 뿐 죽음이 뻔뻔하게 자신의 얼굴을 하나하나 벗기면서 안을 드러내는 밤중엔 여유롭게 횡단하지요, 나는 어둔 책 속에 발을 담그지 않아요 그저 책상에 흐르는 강물 끝에 손을 적실 수 있을 뿐 책상에 넘치는 강물 위로, 검은 눈의 처녀가 걸어 나오는 시각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