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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시인 소개 와 백석 시인의 시 7편 소개

 

백석 시인 소개

백석은 해방 이후 「집게네 네 형제」·「석양」·「고향」 등을 저술한 시인이다.

 

 

 

백석 시인 소개

 

 

 

 

1912년에 태어나 1996년에 사망했다. 1930년 『조선일보』 신년현상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어 장학금으로 일본에 유학, 모더니즘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1935년 『조광』 창간에 참여했고, 같은 해 『조선일보』에 시 「정주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해방 후 문학예술총동맹에서 활동하다가 월북했다.

 

이야기 구조를 갖춘 서사지향적인 그의 시는 김소월과 한용운, 정지용이 다져놓은 현대 시의 기틀 위에 새로운 시의 문법을 세움으로써 한국 시의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청년기를 보낸 시인으로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에서 유학했다. 일제강점기에 창작된 그의 작품이 한국 문학계에서 명성이 높다.


193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그 모(母)와 아들』이 당선되며 등단하였으며, 1935년 시 『정주성』을 통해 본격적으로 시단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1936년 첫 시집 《사슴》을 간행하였다.

 

해방 이후 고향인 이북에서 문예 활동에 전념했으나, '사상 이외 문학성도 중시해야 한다'는 그의 논조로 인해 1960년대 즈음 북한 문단에서 숙청당했다. 이후 량강도 삼수군의 한 협동농장에서 농부로 일하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과외 지도하며 여생을 보냈지만, 문단에는 복귀하지 못하고 1996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 전 이름은 백기행(白夔行)[7], 광복 후 개명한 이름은 백석(白石, 白奭)으로 일본의 시인 이시카와 다쿠보쿠(石川啄木)의 시를 너무나도 좋아하여 그의 이름의 '석(石)'을 썼다고 한다.


과거 한국에서는 월북 작가라는 인식이 강해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월북 문인의 해방 이전 작품에 대한 공식 해금 조치가 이루어진 1988년부터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토속적인 우리말로 민중들의 삶을 노래한 뛰어난 시인으로, 지금도 많은 시인들이 인정하고 존경하는 명실상부한 현대시 최고의 절창. 일제강점기부터 해방이 갓 되었을 무렵에 이르기까지 백석의 영향을 받은 인물은 화가 이중섭, 시인 신경림, 동화작가 김요섭, 윤동주, 북한의 한설야 등이 있다.

 

 

 

백석의 시 

 

 

백석 시

 

 

 

*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十五燭)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 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 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다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맨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 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지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 앉아 대구국을 끓여 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느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길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승달과 바구지 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스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

 

 

 

 

 

 

바다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은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아내와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살뜰한 부모며 동생들과도 멀리 떨어져서, 그 어느 바람 세인 쓸쓸한 거리 끝에 헤매이었다.
바로 날도 저물어서
바람은 더욱 세게 불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오는데, 나는 어느 목수네 집 헛 삿을 깐, 한 방에 들어서 쥔을 붙이없다.
이리하여 나는 이 습내 나는 춥고, 누긋한 방에서, 낮이나 밤이나 나는 나 혼자도 너무 많은 것 같이 생각하며, 딜옹배기에 북덕불이라도 담겨 오면, 이것을 안고 손을 쬐며 재 위에 뜻 없이 글자를 쓰기도 하며, 또 문 밖에 나가지두 않고 자리에 누워서, 머리에 손깍지베개를 하고 굴기도 하면서, 나는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며를 소처럼 연하여 쌔김질 하는 것이었다.
내 가슴이 꽉메어 올 적이며,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 괴일 적이며,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울 적이며, 나는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느끼는 것이었다.
그러나 잠시 뒤에 나는 고개를 들어, 허연 문창을 바라보든가 또 눈을 떠서 높은 천장을 쳐다보는 것인데, 이때 나는 내 뜻이며 힘으로, 나를 이끌어 가는 것이 힘일인 것을 생각하고, 이것들보다 더 크고, 높은 것이 있어서, 나를 마음대로 굴려 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인데, 이렇게 하여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에, 내 어지러운 마음에는 슬픔이며, 한단이며,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 외로운 생각만이 드는 때쯤 해서는, 더러 나줏손에 쌀랑쌀랑 싸락눈이 와서 문창을 치기도 하는 때도 있는데,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보며, 어니 먼 산 뒷옆에 바우섶에 따로 외로이 서서 어두어 오는데 하이야니 눈을 맞을, 그 마른 잎새에는 쌀랑쌀랑 소리도 나며 눈을 맞을,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를 생각하는 것이었다.

 

 

 

 

 

 

 *흰 바람벽이 있어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 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 던지고 때글은 다 낡은 무명샷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맨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둥 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은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느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즈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주 앉아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느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굴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것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간다 -하늘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서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

 

 

 

 

 

 

*여승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 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탸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국수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 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구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홍성홍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옆 은댕이 예데가리밭에서

하룻밤 뽀오햔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옛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여름볕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으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텁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어느 하로밤

아배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배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끼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여났다는 먼 옛적 큰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재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 아바지가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심심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쩡하니 익은 동치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끓는 아르굳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