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해인 수녀님 소개와 시 소개

이해인 수녀님 소개

 

 

 

 

 

 

 

 

 

 

강원도 양구에서 이대영, 김순옥의 1남3녀 중 셋째로 출생하였다. 태어난지 3일만에 가톨릭 세례를 받았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하면서, 아버지가 납북되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 집안에서 자랐고, 어렸을 적부터 책 읽고 글쓰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고 한다. 

 

어머니가 20대에 세례를 받았고, 자식들로 1남 3녀(이해인 수녀는 셋째)를 키웠는데 그 중에서 큰딸, 그러니까 이해인의 큰언니는 이해인이 초등학교 시절 수녀원에 입회했으며, 이에 이해인이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1964년에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녀회에 입회하였다. 세례명은 벨라뎃다 (벨라데따), 수도자 이름은 클라우디아이다[4][5]. 입회한 이후부터 '해인'이라는 필명으로 천주교 발간 잡지《소년》에 작품을 투고하기 시작했다.

 

1968년에 첫 서원을 하였고, 1976년에 종신서원을 하였다.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에서 경리과 보조 일을 하였다.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자신이 지은 동시를 "누가 써 준 것임에 틀림없지?"라고 믿지 못했던 담임선생의 증언(?)이나, 백일장에서 입선하는 등, 어린 시절부터 글쓰는 것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고 한다.

 

고등학교 1학년 무렵 수도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때 수도자의 길과 시인의 길을 같이 걸을 수 있을까 걱정했으나, 세월이 흐른 지금, 결국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었다.

 

1976년에 첫 시집인《민들레의 영토》를 발간하였다.

1992년에 수녀회 총비서직을 맡게 되었다. 비서직이 끝난 1997년에 '해인글방'을 열어두고 문서 선교를 하기 시작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부산 가톨릭대학교의 교수로 지산교정에서 '생활 속의 시와 영성' 강의를 하였다.

그녀의 작품 중 하나인 《말의 빛》은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언어 영역 읽기 교과서에 실려 있다.

 

 

이해인 수녀님 시 소개

 

 

이해인 수녀님 시 소개

 

 

 

3월의 바람 속에 1

 

어디선지 몰래 들어 온 근심 걱정 때문에

겨우내 몸살이 심했습니다

흰 눈이 채 녹지 않은 내 마음의 산기슭에도

꽃 한 송이 피워내려고

바람은 이토록 오래 부는 것입니까

 

3월의 바람 속에 보이지 않게

꽃을 피우는 당신이 계시기에

아직은 시린 햇빛으로 희망을 짜는 나의 오늘은

 

당신을 만나는 길엔

늘상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살아있기에 바람이 좋고

 

바람이 좋아 살아있는 세상

혼자서 길을 가다 보면

보이지 않게 나를 흔드는 당신이 계시기에

 

나는 먼 데서도 잠들 수 없는 3월의 바람

어둠의 벼랑 끝에서도

노래로 일어서는

 

3월의 바람입니다 

 

 

 

 

 

3월의 바람 속에

 

 

 

3월의 바람 속에 2

 

필까 말까

아직도 망설이는 꽃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열까 말까 망설이며

굳게 닫힌 내 마음의 문을 열고 싶어

바람이 부네

쌀쌀하고도 어여쁜 3월의 바람

바람과 함께

나도 다시 일어서야지

앞으로 나아가야지 

 

 

 

 

 

 

비 온 뒤 어느 날

 

비 온 뒤 어느 날

은행나무를 흔드는 바람소리가

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입니다

 

비에 쓰러졌던 꽃나무들이

열심히 일어서며

살아갈 궁리를 합니다

 

흙의 향기 피어오르는

따뜻한 밭에서는

감자가 익어가는 소리

 

엄마는 부엌에서 간장을 달이시고

나는 쓰린 눈을 비비며

파를 다듬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이 찾아 준

밝은 웃음을 나누고 싶어

아아 아아

감탄사만 되풀이해도

행복합니다

 

마음이여 일어서라

꽃처럼 일어서라

기도처럼 외워보는

비 온 뒤의 고마운 날

 

나의 삶도 이젠

피아노소리 가득한

음악으로 일어서네요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손 시린 나목 가지 끝에

홀로 앉은 바람 같은 목숨의 빛깔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

잎새 하나 남지 않은 나의 뜨락에

바람이 차고 마음엔 불이 붙는 겨울날

빛이 있어 혼자서도 풍요로워라

맑고 높이 사는 법을 빛으로 출렁이는

겨울 반달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