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1) 썸네일형 리스트형 최영미 시인의 시 19편 최영미 시인의 시 19편 불꺼진 방마다 머뭇거리며, 거울은 주름살 새로 만들고멀리 있어도 비릿한, 냄새를 맡는다기지개 켜는 정충들 발아하는 새싹의 비명무덤가의 흙들도 어깨 들썩이고춤추며 절뚝거리며 4월은 깨어난다 더러워도 물이라고, 한강은 아침해 맞받아 반짝이고요한 슈트라우스 왈츠가 짧게 울려퍼진 다음9시 뉴스에선 넥타이를 맨 신사들이 침통한 얼굴로 귀엣말을 나누고청년들은 하나 둘 머리띠를 묶는다 그때였지저 혼자 돌아다니다 지친 바람 하나만나는 가슴마다 들쑤시며 거리는 초저녁부터 술렁였지발기한 눈알들로 술집은 거품 일듯부글부글 취기가 욕망으로 발효하는 시간밤공기 더 축축해졌지너도 나도 건배다!딱 한잔만그러나 아무도 끝까지 듣지 않는 노래는 겁없이 쌓이고화장실 갔다 올 때마다 허리띠 새로 고쳐맸건만그.. 10월, 시 읽는 밤 10월의 시 10편 10월의 시 10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황동규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저 하늘이 기분 좋아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가끔 두려워져 지난밤 꿈처럼사라질까 기도해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사랑은 가득한걸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https://youtu.be/eCeuIuoS5pA?si=aOQ1b269H5zbHpQR 시월 - 피천득 친구 만나고울 밖에 나오니 가을이 맑다코스.. 9월에 관한 시 - 10편 9월에 관한 시 - 10편 1. 9월이 오면 / 권정아 조석(朝夕)으로소슬바람 불고 하늘 더 높아 가을햇살 눈부신 9월이 오면 들녘마다 알알이 익어가는 오곡들과 과수원에 풍성한 백과(百菓)들 태풍에 시달리지 아니하고 튼실한 결실 맺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봄부터 여름내 고생하신 검은 얼굴 농부(農夫)님들 태양(太陽)같은 미소를 머금고 우리들 식탁이 매일매일 윤택(潤澤)해지도록 전능(全能)하신 주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2. 9월의 가을을 느끼며 / 김영국 높아만 가는 파란 하늘빛이 어찌나 고운지 새하얀 새털구름이 시샘하듯 우아하게 뽐내듯이 날갯짓을 하고 부끄러운 듯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가녀린 꽃대엔 연분홍 치마저고리 걸치고 수줍은 미소를 보내오는 모습을 보니.. 이생진 시인과 시 소개 이생진 시인과 시 소개 1929년 음력 2월 21일(호적상 10월 1일) 충청남도 서산에서 출생하였다. 1949년 서산농림학교(6년 과정)를 졸업하였으며, 1951년부터 1954년까지 군 복무를 마쳤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국제대학 영문학과에 재학하여 수학(修學)하였고, 1969년부터 1970년까지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언어학과에 진학하였으나 중퇴하였다. 1954년부터 1993년까지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교직에 종사하였다. 시 소개 바닷가 민박집 이생진 바닷가 민박집여기다 배낭을 내려놓고라면 상자 위에 노트북을 올려놓는다그리고 커피 한잔 옆에 놨다오른 쪽 창문으로는 바다가 보이고‘바다가 보이면 됐어’이건 거창하게도내 인생 철학이다철학이 없어도 되는데80이 넘도록 철학도 없이 산다.. 8월 시 읽는 밤 8월 시 읽는 밤허수경 시인 "시가 쓰여지는 순간은 참으로 우연하게 온다. 삶을 통과하는 모든 순간은 우면과 우연으로 점철되기 때문이다. 매일 걷는 거리에서 어제는 보지못했던 난민을 오늘 볼 때, 운전을 하고 가다가 갑자기 비둘기가 사이드미러를 때리고 지나가서 갓길에 차를 급정거해야 할 때...... 등등의 수많은 우연의 순간에서 시는 나온다. 그 순간이 언제인지 알 수 없기에 한시라도 시인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균열의 순간에 균열을 경험하지 못한다. 순간을 재구성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비슷한 순간을 시 언어로 만들어 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비슷하지 그 순간이 아니다. 균열을 감지할 때 온전히 경험을 해야. 한다. 이것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몸을 정확하게.. 혼자 가는 먼 집 : 허수경 시인 2026년 8월 19일 '시 읽는 밤'허수경 시인을 찾아서 별 노래 작은 사과나무를 돌보는 아버지 옆에 서면 사과나무 꽃입술이 흙 가장 보드라운 살에 떨어져 분홍 웃음소리. 아버지는 꺼멓게 말라가는 속잎을 따내면서 “얘야 일찍 들어온나 처녀애들 밤길은 위험하니라” 전지가위에 잘려 나간 곁가지를 주워 담을 때 본 근육통으로 부어오던 아버지의 손등. “밤길 어둡다고 바래다주는 사람이 있는 걸요” 물뿌리개에서 햇살이 번져 올랐습니다. 혼자가는 먼집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원폭수첩 : 허수경 시인의 시 원폭수첩 : 허수경 시인의 시 원폭수첩 1 / 허수경 (1964~2018) 버섯처럼 달아오르는 죽음의 잠 속으로 다시성큼성큼 걸어갈 수 있다면달아오르는 아득한 저 꽃떼 사이은밀한 자리 있어썩어가는 이 육신 눕힐 수 있다면 그러나 지금은히로시마 지하부품공장쇳가루로 날리는 식민지 백성 천대에 묻혀조국도 동포도 외면했던 내 썩은 삭신 사이사이더럽게 진물 이는 고름 흐르네 죽음조차 고통스러워 고통스러워삶은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워 아 죽을 때라도 아련히 취하여양귀비 먹고 아련히 취하여다시 태어나면 돌아오지 않으리사람으로 돌아오지 않으리식민지 백성으론 돌아오지 않으리 - 허수경 시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허수경 「원폭수첩 1」 함께 읽기 허수경은 이 연작의 첫 시부터 .. 허수경 : 혼자 가는 먼집 1. ‘당신’을 부르는 시 시의 화자는 계속해서 ‘당신’을 부릅니다.하지만 이 ‘당신’은 지금 화자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떠났거나, 다시 만날 수 없거나, 마음으로만 불러볼 수 있는 존재에 가깝습니다.‘당신’은 특정한 연인일 수도 있고,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일 수도 있으며, 잃어버린 사랑이나 지나가 버린 시절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중요한 점은 화자가 ‘당신’을 잊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부재한 사람을 계속 부르며 그 사람과의 관계를 마음속에서 이어갑니다.그래서 이 시의 ‘당신’은 단순한 상대방이 아니라,떠났지만 끝내 버릴 수 없는 존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킥킥’이라는 웃음은 정말 웃음일까? 이 시에서 가장 인상적인 표현은 반복해서 등장하는 ‘킥킥’입니다.보통 ‘킥킥’.. 7월 시 읽는 밤 낯선 사람들과 다정한 시 읽기매월 셋째 주 수요일 오후 7시 이전 1 2 3 4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