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시인 소개와 시 5편

시인 소개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는 1923년 7월 2일 폴란드의 쿠르크(Kórnik)에서 태어나 2012년 2월 1일(89*) 크라쿠프(Kraków)에서 사망한 폴란드의 시인입니다. 그녀는 1996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시 세계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일상적인 주제: 그녀의 시는 일상적인 경험과 사소한 것들에서 출발하여 깊은 철학적 질문으로 나아갑니다. 그녀는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과 의미를 탐구했습니다.
2. 유머와 아이러니: 쉼보르스카의 작품에는 유머와 아이러니가 자주 등장합니다. 그녀는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모순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며,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3. 철학적 성찰: 그녀의 시는 존재, 기억, 사랑, 죽음 등과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며,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녀는 종종 인간의 한계와 불확실성을 탐구했습니다.
4. 간결한 언어: 쉼보르스카는 간결하고 명료한 언어를 사용하여 복잡한 감정과 사상을 전달합니다. 그녀의 시는 직관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5. 자연과 우주: 그녀는 자연과 우주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하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시도 많이 있습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는 현대 시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그녀의 작품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서 읽히고 있습니다.
그의 첫 시집 《그것이 우리가 사는 목적이다》(1952년)는 공산주의의 큰 영향을 받았다. 그렇지만 1957년에 발간한 《예티를 부르며 》 에는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을 지긋지긋한 눈사람과 비교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그녀의 다른 시집으로는 《100번의 즐거움》(1967년), 《다리 위의 사람들》(1986년), 《모래알과 함께한 전경》(1995년)과 《개의 1인극》(2005년)이 있다. 그녀의 산문집은 2002년 《요구하지 않은 낭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2012년 폐암 투병 중 향년 88세를 일기로 고인이 되었습니다.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시인의 시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끝과 시작
모든 전쟁이 끝날 때마다
누군가는 청소를 해야만 하리
그럭저럭 정돈된 꼴을 갖추려면
뭐든 저절로 되는 법은 없으니,
시체로 가득 찬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누군가는 길가의 잔해들을
한옆으로 밀어내야 하리.
누군가는 허우적대며 걸어가야 하리
소파의 스프링과
깨진 유리 조각
피 묻은 넝마 조각이 가득한
진흙과 잿더미를 헤치고.
누군가는 벽을 지탱할
대들보를 운반하고
창에 유리를 끼우고
경첩에 문을 달아야 하리'
사진에 근사하게 나오려면
많은 세월이 요구되는 법
모든 카메라는 이미
또 다른 전쟁터로 떠나버렸건만.
다리도 다시 놓고
역도 새로 지어야 하리
비록 닳아서 누더기가 될지언정
소매를 걷어붙이고.
빗자루를 손에 든 누군가가
과거를 회상하면
가만히 듣고 있던 다른 누군가가
운 좋게도 멀쩡히 살아남은 머리를
열심히 끄덕인다
어느 틈에 주변에는
그 얘기를 지루히 여길 이들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하고.
아직 누군가는
가시덤불 아래를 파헤쳐서
해묵은 녹슨 논쟁거리를 끄집어내서는
쓰레기 더미로 가져간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제 서서히 이 자리를 양보해야만 하리
아주 조금밖에 알지 못하는
결국엔 전혀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에게.
원인과 결과가 고루 덮인
이 풀밭 위에서
누군가는 자리 깔고 벌렁 드러누워
이삭을 입에 문 채
물끄러미 구름을 바라보아야만 하리.
선택의 가능성
영화를 더 좋아한다.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바르타 강가의 떡갈나무를더 좋아한다.
도스토예프스키보다 디킨스를 더 좋아한다.
인류를 사랑하는 나 자신보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나 자신을 더 좋아한다.
실이 꿰어진 바늘을 갖는 것을 더 좋아한다.
초록색을 더 좋아한다.
모든 잘못은 이성이나 논리에 있다고
단언하지 않는 편을 더 좋아한다.
예외적인 것들을 더 좋아한다.
의사와 병이 아닌 다른 일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을 더 좋아한다.
세밀한 선으로 그린 오래된 그림을 더 좋아한다.
시를 안 쓰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보다
시를 써서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사랑과 관련하여 해마다 맞이하는 특별한 기념일이 아닌
비정기적인 기념일을 챙기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내게 아무것도 섣불리 약속하지 않는
도덕적인 사람을 더 좋아한다.
너무 쉽게 믿는 것보다 영리한 선량함을 더 좋아한다.
민중들의 영토를 더 좋아한다.
정복하는 나라보다 정복당한 나라를 더 좋아한다.
만일에 대비하여 뭔가를 비축해놓는 것을 더 좋아한다.
정리된 지옥보다 혼돈의 지옥을 더 좋아한다.
신문의 제1면보다 그림 형제의 동화를 더 좋아한다.
잎이 없는꽃보다 꽃이 없는 잎들을 더 좋아한다.
품종이 우수한 개보다 길들지 않은 똥개를 더 좋아한다
내 눈이 짙은 색이기 때문에 옅은 색 눈을 더 좋아한다..
책상 서랍들을 더 좋아한다.
여기에 말한 많은 것들보다
여기에 말하지 않은 많은 것들을 더 좋아한다.
숫자의 대열에 합류하지 않은
자유로운 제로(0)를 더 좋아한다.
기나긴 별들의 시간보다 하루살이 벌레들의 시간을 더 좋아한다.
불운을 떨치기 위해 나무를 두드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얼마나 남았는지, 언제인지 묻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한다.
모든 존재가 그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는
가능성을 마음에 담아두는 것을 더 좋아한다.
'끝과 시작 / 문학과지성사, 2016'
뜻밖의 만남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공손하다
여러 해 만에 만난 것이 즐겁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호랑이들은 우유를 마신다.
우리의 매들은 걸어서 다닌다.
우리의 상어들은 물에 빠져 죽는다.
우리의 늑대들은 열린 우리 앞에서 하품한다.
우리의 독뱀은 번개로부터 쫓겨갔다.
영감에 원숭이가 깃털에 공작이
박쥐는 얼마나 오래전 우리들의 머리카락으로부터 날아가 버렸나.
문장 중간에 침묵에 빠진다.
도움 없이 웃으면서,
우리의 사람들은
서로 말할 줄 모른다.
'모래 알갱이가 있는 풍경 /이해경 옮김,문학동네, 2012년'
손
우리의 손가락 다섯 개, 그 각각이 끝에 있는
스물일곱 개의 뼈,
서른다섯 개의 근육,
약 2천 개의 신경세포들,
<나의 투쟁>이나
,곰돌이 푸의 오두막 .을 집필하기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고도 넘친다.
'충분하다 / 문학과지성사문학과 지성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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