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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시 : 묵 묵화 墨畵 김종삼​물먹는 소 목덜미에할머니 손이 얹혀졌다.이 하루도함께 지났다고,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서로 적막하다고,
오세영 시 : 너의 목소리 너의 목소리 오세영 너를 꿈 꾼 밤문득 인기척에 잠이 깨었다문턱에 귀대고 엿들을 땐거기 아무도 없었는데베게 고쳐 누우면지척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나뭇가지 스치는 소맷깃 소리 네가 왔구나산 넘고 물 지나해 지지 않는 누런 서역 땅에서나직이 신발 끌고 와 다정히 부르는 목소리오냐 오냐 안쓰런 마음은 만릿길인데황망히 문을 열고 뛰쳐나가면내리는 가랑비후두둑
기형도 : 비가 2, -붉은 달- 비가 2 ---붉은 달​ 기형도​ 1​그대, 아직 내게무슨 헤어질 여력이 남아 있어 붙들겠는가.그대여, X자로 단단히 구두끈을 조이는 양복소매끈에서 무수한 달의 지느러미가 떨어진다.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대는 천국으로 떠난다고짧게 말하였다. 하늘나라의 달. ​​2너는 이내 돌아서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깔깔한 슬픔을 껴입고돌아왔다. 우리 사이 협곡에 꽂힌 수천의 기억의 돛대, 어느 하나에도걸리지 못하고 사상은 남루한 옷으로 지천을 떠돌고 있다. 아아 난간마다 안개휘파람의 섬세한 혀만 가볍게 말리우는 거리는너무도 쉽게 어두워진다. 나의 추상이나 힘겨운감상의 망토 속에서폭풍주의보는 삐라처럼 날리고 어디선가 툭툭 매듭이 풀리는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내가 떠나기 전에 이미 나는 혼자였다. 그런데​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