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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인의 시 10편 한계령을 위한 연가​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한계령쯤을 넘다가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오오, 눈부신 고립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고란이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아름다..
8월에 관한 시 5편 8월에 관한 시 5편 8월의 기도 임영준​이글거리는 태양이꼭 필요한 곳에만 닿게 하소서.​가끔씩 소나기로 찾아와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옹골차게 여물어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소서.​보다 더 후끈하고 푸르러추위와 어둠을 조금이라도 덜게 하소서.​갈등과 영욕에 일그러진 초상들을싱그러운 산과 바다로 다잡아다시 시작하게 하소서.​​ ​8월 더위 윤보영 ​8월이더위만 있는 줄 알았죠사랑도 있고그리움도 있는데그걸 모르면더위만 탈 수밖에요 8월 노정혜​8월 닮아 뜨겁게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8월 숲 닮아 시원한 거 늘이고 싶다​8월 바람 닮아 가슴속 까지시원하게 뚧어주는 바람​8월 닮아여름 가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다​8월은 더위 삭혀주고논밭에는 풍성한 가을 주렁주랑8월 ..
국수가 먹고 싶다 :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은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시인 소개 강원도 양양군 출신이며, 1976년 잡지 심상에 시 〈겨울추상화〉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유심지 주간, 백담사만해마을 운영위원장, 한국작가회의 강원지회장, 설악신문 대표이사,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한국민족예술인 총 연합 강원지회장, 한국작가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