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관한 시 5편
8월의 기도
임영준
이글거리는 태양이
꼭 필요한 곳에만 닿게 하소서.
가끔씩 소나기로 찾아와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옹골차게 여물어
온 세상을 풍요롭게 하소서.
보다 더 후끈하고 푸르러
추위와 어둠을 조금이라도 덜게 하소서.
갈등과 영욕에 일그러진 초상들을
싱그러운 산과 바다로 다잡아
다시 시작하게 하소서.
8월 더위
윤보영
8월이
더위만 있는 줄 알았죠
사랑도 있고
그리움도 있는데
그걸 모르면
더위만 탈 수밖에요
8월
노정혜
8월 닮아 뜨겁게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다
8월 숲 닮아 시원한 거 늘이고 싶다
8월 바람 닮아 가슴속 까지
시원하게 뚧어주는 바람
8월 닮아
여름 가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다
8월은 더위 삭혀주고
논밭에는 풍성한 가을 주렁주랑
8월 더워도 좋아 좋아
8월을 열며
신성호
무더위도 사람도
죄다 세월 따라가고 있다
7월도 멀리 가고
또 8월이 활짝 열렸다
꿈도
희망도
우리에게는 절실하게 필요한 것
그도 이루어지면
기쁨과 행복이라는 이삭을 줍지만
이루지 못했을 땐
실망과 좌절의 어두운 그림자만 있다
8월을 열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너, 나, 우리 모두가 꿈과 희망이 실현되는
멋지고 아름다운 8월이 되기를..........
8월의 기도
이해인
곰팡이 냄새 가득한
우울한 이야기들로
잠이 오지 않던 장마철
단물도 향기도
다 빠져버린 과일처럼
맛이 없던 일상의 시간들을
햇볕에 널어야겠습니다.
8월엔 우리 모두
해 아래 가슴이 타는
한 그루 해바라기로 서서
주님을 부르게 하소서.
그리움조차 감추어두고
오랜 나날 헤어져 산
남과 북의 한겨레가
같은 땅을 딛고
같은 하늘을 우러르며
하나 된 나라에서 살게 하소서
절망했던 만큼의 희망을
큰 나무로 키우며
사랑의 삽질을
계속하게 하소서
하나 되기 위한 진통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용서의 어진 눈빛과
화해의 맑은 마음으로
함께 바라보는 산천이
더욱 아름다운 곳
어머니 나라의 평화
하나 된 겨레의 기쁨
꼭 이루어 내게 하소서.
8월엔 우리 모두
기다림에 가슴이 타는
한 그루 해바라기로 서서
주님을 부르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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