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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 : 놓아라 놓아라나태주 우선 네 손에 쥐고 있는 것부터 놓아라.네가 보고 있는 것을 놓고네가 듣고 있는 것을 놓아라. 내친김에 네가 생각하는 것을 놓아라.무엇보다도 네가 가장 사랑하는 것들을 놓아라. 그 위에 너 자신을 놓아라.비로소 편안해질 것이다
곽재구 시 : 사평역에서 沙平驛에서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열차는 또 ..
김윤성 시인 : 나무 나무김윤성 한결같은 빗속에 서서 젖는나무를 보며황금색(黃金色) 햇빛과 개인 하늘을나는 잊었다.누가 나를 찾지 않는다. 또 기다리지도 않는다. 한결같은 망각(忘却) 속에나는 구태여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나는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좋다.시작(始作)도 끝도 없는 나의 침묵(沈黙)은아무도 건드리지 못한다. 무서운 것이 내게는 없다.누구에게 감사(感謝) 받을 생각도 없이나는 나에게 황홀(恍惚)을 느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