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종길 시인 : 설날 아침에

설날 아침에

김종길

 

 

김종길 시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김종길, <성탄제, (삼애사, 1969)>  "설날 아침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의 다짐 : 윤보영  (0) 2026.02.17
2월 예찬 : 양광모  (0) 2026.02.16
맹문재 시인의 시 : 시집 읽기  (0) 2026.02.15
설날을 위한 시 7편  (0) 2026.02.14
버지니아 사티어 : 자존감 선언문  (0) 2026.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