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혀의 세계
이송희
바람을 삼키며 건널목을 지났어요
찢긴 혀가 나뭇잎처럼 나뒹구는 길모퉁이
뜨겁게 달아오른 입이
벌레처럼 모여들었죠
빈말을 머금은,
바늘 돋친 혓바닥 위로
표정을 바꿔가면서 떠오른 해의 무늬가
붉은 눈 반짝거리며
하염없이 따라왔어요
숨을 참고 속엣말을 깊숙이 넣어 둔 채
길고 짧은 실마리를 힘껏 끌어당길 때
입 안에 숨겨 둔 혀가
크게 부어올랐어요
이송희 시인 소개와 시 소개
이송희 시인 소개 전남대 국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연구재단 박사 후 국내 연수(Post-Doc,)를 마쳤다. 200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서울문화재단 문학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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