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시인 소개
윤동주 시인 소개는 3월에 포스팅한 글로 대신합니다. 참고하세요~!
윤동주 시인의 시 소개
3월 포스팅 '윤동주 시인의 시 소개'에서는 비교적 많이 알려진 시를 소개했고, 오늘 포스팅에는 비교적 많이 안 알려진 시를 소개합니다.
소낙비
번개, 뇌성, 왁자지끈 뚜드려
머언 도회지에 낙뇌가 있어만 싶다.
벼룻장 엎어 논 하늘로
살 같은 비가 살처럼 쏟아진다
손바닥만한 나의 정원이
마음같이 흐린 호수 되기 일쑤다
바람이 팽이처럼 돈다
나무가 머리를 이루 잡지 못한다
내 경건한 마음을 모셔 드려
노아 때 하늘을 한 모금 마시다
바다
실어다 뿌리는 바람조차
시원타
솔나무 가지마다 새촘히
고개를 돌리어 삐들어지고
밀치고
밀치 운다
이랑을 넘는 물결은
폭포처럼 피어오른다
해변에 아이들이 모인다
찰찰 손을 씻고 구보로
바다는 자꾸 설워진다
갈매기의 노래에
돌아다보고 덜아다보고
돌아가는 오늘의 바다여
눈 오는 지도(地圖)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우에 덮인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홀홀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지붕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꼬 나려 덮어 따라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국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국을 찾아 나서면
일 년 열두 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산협의 오후
내 노래는 오히려
설운 산울림
골짜기 길에
떨어진 그림자는
너무나 슬프구나
오후의 명상은
아 - 졸려
눈 감고 간다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밤이 어두웠는데
눔 감고 가거라.
가진 바 씨앗을
뿌리면서 가거라.
발뿌리에 돌이 채이거든
감았던 눈을 왓작 떠라.
비 오는 밤
솨 - 철석! 파도소리 문살에 부서져
잠 살포시 꿈이 흩어진다.
잠은 한낱 검은 고래 떼처럼 설레어
달랜 아무런 재주도 없다.
불을 밝혀 잠옷을 정성 스리 여미는
삼경.
염원.
동경의 땅 강남에 또 홍수질 것만 싶어
바다의 향수보다 더 호젓해진다.
산울림
까치가 울어서
산울림,
아무도 못 들은
산울림.
까치가 들었다,
산울림,
저 혼자 들었다,
산울림.
달 같이
연륜이 자라듯이
달이 자라는 고요한 밤에
달같이 외로운 사람이
가슴하나 뻐근히
연륜처럼 피어나간다.
눈
눈이
하얗게 와서 눈이
새물새물 하오.
비 ㅅ 뒤
어- 얼마나 반가운 비냐
할아버지의 즐거움
가뭄 들었던 곡식 자라는 소리
할아버지 담배 빠는 소리와 같다.
비 ㅅ 뒤의 해 ㅅ 살은
풀잎에 아름답기도 하다.
사과
붉은 사과 한 개를
아버지 어머니
누나, 나, 넷이서
껍질채로 송치까지
다 노나 먹었소.
귀뜨라미와 나와
귀뜨라미와 나와
잔디밭에서 이야기했다.
귀뜰귀뜰
귀뜰귀뜰
아무게도 알으켜 주지 말고
우리들만 알자고 약속했다.
귀뜰귀뜰
귀뜰귀뜰
귀뜨라미와 나와
달 밝은 밤에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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