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대 시인 소개
김주대(1965년 ~ )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196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다. 관념이 아닌 ‘삶’으로 시를 써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1989년: ≪민중시≫ 등단
1990년: 시집 ≪도화동 사십 계단≫(청사) 출간
1991년: ≪창작과 비평≫으로 작품 활동 시집 ≪그대가 정말 이별을 원한다면 이토록 오래 수화기를≫(하늘땅) 출간
2007년: 시집 ≪꽃이 너를 지운다≫(천년의 시작)
2009년: 시집 ≪나쁜 사랑을 하다≫(답게) 출간
2012년: 시집 ≪그리움의 넓이≫(창비) 출간
2022년: 서화집 ≪포옹≫(한길사) 출간
김주대 시인 시 소개
새벽
아버지의 칼을 피해 도망치던 어머니처럼
고주망태 아버지의 잠든 틈을 타 잽싸게 칼을 숨기던 형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녀석의 그림자
돌아보면
모든 속도가 슬프다.
신혼부부
위층 집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저것들은 사랑하고 있다
걱정할 것 없다.
동거
생각난다
신당동 중앙시장
팥 적은 붕어빵과 곱창으로 넘긴
그해 겨울의 저녁과 아침
시골 여상 출신의 그대가
졸음 쏟아지는 미싱대에서
주판알 대신 올리고 내리던 기래빠시 천과
얇은 홑이불의 동거 시절
생각난다
반찬 없이 행복했던
우리들의 겸상과
조금 어색해서 더 사랑스러웠던
첫날밤이
신당동 가다보면
들려온다
미싱 도는 소리
그대 숨소리
세상 한쪽에서
그대가 그대를 찢고
그대를 이어가는 소리.
스승의 사랑법
주대야
술 마이 먹찌 마라라 제발
몸도 안 조타 카면서
자아, 한잔 바다라
오래된 시간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나기 전, 서로의 외부였을 때에도
나는 그들의 내부였다
말
자정이 넘도록 잠들지 못하고 꼿꼿하게 앉아 있다면
그 몸은 그대로 목청과 혀를 버린 어떤 말일 터
풍장
바람이 허공에 새겨놓은 문자를
읽을 수 있게 되리라
살이었던 욕심을 남김없이 내려놓고
신의 발을 무사히 만질 수 있도록
영혼에서 살이 빠져나가는 시간
바람의 지문을 영혼에 새기는 일이다
넘치던 말들과 형상을 보내고
허공에 섬세하게 깃들게 되리라
꽃잎처럼 얇은 고막이 되어
지평선에 누우면
별들의 발소리가 들리겠지
살을 버린 이성은 비로소 천상을 흐느낄 것이고
혀가 된 푸른 바람이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에도 우리는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잠자리
지고 온 삶을 내려놓고
흔들리는 끝으로 간다
날개를 접으면
불안의 꼭대기에도 앉을 만하다
어떤 것의 끝에 이르는 것은 결국
혼자다
허술한 생계의 막바지에
목숨의 진동을 붙들고
눈을 감는다
돌이킬 수 없는 높이를 한참 울다가
죽고 사는 일 다 허공이 된다
행려
어떤 영혼의 행려자가
가던 길을 벗어놓고 떠난 것일까
버려진 신발이 물컹했던 살의 기억을 안고
비 오는 길 끝으로
발목도 없이 홀로 걸어가고 있다
하얀 빗줄기가 신발을
자꾸 허공으로 끌어올린다
김주대 시인의 최근 근황
https://www.youtongnews.com/bbs/board.php?bo_table=08_3&wr_id=303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성복 시인 소개와 시 소개 (2) | 2024.10.31 |
---|---|
윤동주 시인 소개와 시 소개 (2) | 2024.10.29 |
함민복 시인 소개와 시 소개 (2) | 2024.10.25 |
김소월 시인 소개와 시 소개 (8) | 2024.10.21 |
이상 시인 소개와 시 소개 (7) | 2024.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