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세 시인의 시 3편 소개
왜?
박찬세
담배를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술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PC방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오토바이를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클럽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모텔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다
파는 것도 어른들이고
모르는 척하는 것도 어른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해?!
고양이
박찬세
어른들만 만나면 맨날 묻는다
-- 넌 하고 싶은 게 뭐야?
-- 꿈이 뭐야?
난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잘 생기지 않았고
집도 잘 살지 못한다
나는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가만히 있고 싶고
그냥 놀고만 싶다
나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그냥 이렇게 죽고 싶다
내 꿈은 그냥그냥 고양이다
빵점 3
박찬세
친구들과 신나게 새벽까지 놀다가 학교에 못 갔다
심각한 거는 시험보는 날이라는 거다
네 과목 빵점
다행인 거는 학교에 안 가면 그 과목 최하점 맞은 애랑 같은 점수를 준다는 거다
그런데 또 빵점을 맞았다
철호한테 묻고 싶다
"꼭 그래야만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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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이라는 시에서는 웃음도 나옵니다.
작가 소개 : 박찬세 시인
박찬세 시인(1979~ )이 첫 시집 『눈만 봐도 다 알아』(창비교육, 2018)를 냈습니다.
이 시집에는 그 의학창시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합니다. 매일매일 어떻게 하면 삐뚤 어질까 고민하지만 내심꿈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나타냈습니다. 자칫 심각 해질 수 있는 상황을 웃음으로 승화해 해학을 더했습니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문학’을접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를 결심한 그는 고시원에서 지내며 자연스레 책을 접하게 됐으며, 이후대학에 진학해 ‘시인’으로서의꿈을 꾸게 됐습니다.
박시인은 “돌이켜보면 고인인 박명용교수님이 시인으로서 꿈을 꾸는데 많은 가르침과 용기를 줬다”며 “앞으로 배우고 겪은 경험과 교육을 통해 더 좋은 시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말했습니다.
박 시인은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2009년 계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젊은 시인입니다.
그런데 이번 첫 시집은 “창비 청소년 시선–13”으로 출간했는데 시집의 내용도 청소년기에 겪는 청소년들의 발랄한 재치와 유머, 슬픔과 기쁨 등을 해학과 역설, 풍자 등의 다양한 시적 장치를 동원해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문학이라는 개념이 한국문학에 등장한 지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 않은데 ‘청소년 시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선 시리즈로 나오는 시집이 등장한 것을 보면 한국문학에 이미 청소년이라는 개념이 깊숙이 들어온 듯합니다.
박찬세 시인은 대전대문예창작학과(현국어국문창작학과) 출신으로, 지난해‘내일의 한국작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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