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 5편
3월의 詩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 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걸음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 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
3월
정연복
꽃샘추위 속에 겨울과 봄이 함께 있다
아침저녁에는 한기에 온몸이 떨리는데
한낮에는 온 땅에 봄기운이 살살 풍긴다
같은 산에서도 겨울과 봄이 공존한다
산의 응달쪽에는 아직 눈이 그대로 쌓여 있는데
햇빛 좋은 곳에는 벌써 이른 봄꽃이 피어 있다
겨울과 봄이 사이좋게 살아가는 3월은
생의 고통과 기쁨이 반대되는 것이 아님을 가르쳐 주는
참 철학적이고도 평화롭고 희망적인 달이다

3월의 시
홍수희
활짝 피어나라
꽃처럼 피어나라
송이송이 피어나라
기도처럼 피어나라
세상 어둠도 그늘도 싸악 지우고
세상 아픔도 절망도 싸악 지우고
세상 역병도 눈물도 싸악 지우고
원망도 없이
시기도 없이
이기도 없이
서로서로 함께 손잡고 피어나라
3월이여 빛으로 피어나라
희망으로 축복으로
피어라
홍수희 시인 시 : 겨울 장미
https://youtu.be/PvpeYdAx_-Y?si=VmtQa7DEWSm9N9l8
홍수희는 1995년 문예지 한국시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하였다. 이육사문학상 본상, 부산가톨릭문학상 본상을 수상하였다.
부산가톨릭 문인협회, 부산 문인협회, 부산 시인협회,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이다.
저서
- 달력 속의 노을(1997, 도서출판 빛남)
- 아직 슬픈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2003, 도서출판 띠앗)
- 이 그리움을 그대에게 보낸다(2007, 도서출판 한솜)
- 생일을 맞은 그대에게(2019, 도서출판 해드림)
3월의 시
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 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젋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들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3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꿈을 꾸고
그 꿈을 가꾸는 당신은
여린 풀잎의 초록빛 가슴이지요
소망의 꽃씨를 심어둔
삶의 뜨락에
기도의 숨결로 방긋 웃는 꽃망울
하얀 언덕을 걸어
햇빛촌 마을에 이르기까지
당신이 참아낸
인내의 눈물을 사랑해요
고운 바람에게
따스한 햇살에게
아늑한 흙에게 감사해요
희망의 길을 열어가는 당신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은
마음의 꽃 한 송이 피워내는 일
그 향기로 서로를 보듬고 지켜주는 일
감사하다는 말은
심연의 맑은 물소리
그 고요한 떨림의 고백 같은 것
행복의 뜰이
활짝 봄을 맞이할 때
그때..당신의 뜰로 놀러 갈게요
아지랑이 옷 입고 나비처럼 날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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