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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좋아하는 세계의 명시 10편

세계의 명시

 

 

한국인이 좋아하는 세계의 명시 10편 소개

 

 

 

세계의 명시

 

 

 

 

 

낙엽

레미 드 구르몽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을의 노래

폴 베를렌

 

 

 

가을날

바이올린의

긴 흐느낌은

지루한

무기력으로

내 가슴 쓰리게 한다

 

온통 숨 막히고

창백하게,

시간이 울릴 때,

기억하며

눈물 흘린다

 

그리고 죽은

잎새처럼,

여기, 저기로

나를 데려온

궂은 바람 속에서

나는 떠난다

 

 

 

 

 

 

 

감각

랭보

 

 

여름의 상쾌한 저녁, 보리이삭에 찔리우며
풀밭을 밟고 오솔길을 가리라
꿈꾸듯 내딛는 발걸음, 한 자국마다.

신선함을 느끼고 모자는 없이,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날리는구나!

 

말도 하지 않으리, 생각도 하지 않으리.

그러나 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만이 솟아 오리네 나는 어디든지 멀리 떠나가리라,

마치 방랑자처럼 자연과 더불어,-

연인을 데리고 가는 것처럼 가슴 벅차게..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

로버트 프로스트

 

 

여기 이 숲이 누구의 숲인지 알 것 같다

하지만 ㅡ의 집은 마을에 있다

그는 모르리라 내가 여기 서서

눈 쌓이는 그의 숲을 바라보는 거을

 

내 조랑말은 기이하게 여기리라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

가까이에 농가라곤 없는 곳에서 길을 멈췄으니

그것도 일 년 중 가장 어두운 이 저녁에

 

말은 마냥 방울을 흔들어댄다

무엇이 잘못됐는지 묻기라도 하듯

그 밖의 소리는 오직 가볍게 스쳐가는

바람소리, 부드러운 눈송이뿐

 

숲은 아름답고, 어둡고, 깊다

그러나 난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잠들기 전에 가야 할 길이 멀다

잠들기 전에 가야할 길이 멀다

 

 

 

 

 

 

 

 

사랑

아나크레온

 

나는 사랑에 빠져 있으면서도

사랑이 무엇임을 모르노라

망설임으로 해서 머뭇거리면서도

망설일 줄 또한 모르노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뎐(Donne)

 

어느 사람이든지 그 자체로써 온전한 섬은 아닐지니,

모든 인간이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또한 대양의 

한 부분이어라, 만일에 흙덩어리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게 될ㅈ면, 유럽 땅은 또 그만큼 작아질지며, 

만일에 모래벌판이 그렇게 되더라도 마찬가지며,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 자신의 영지가 그렇게 되어도

마찬가지 어라, 어느 누구의 죽음이라 할지라도 나를 감소시키나니,

나란 인류 속에 포함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이를 위하여 사람을 보내지는 

말지라. 종은 바로 그대를 위하여 울리기에.

 

 

 

 

 

 

 

 

 

정야사(精夜思)

이백

 

평상 앞에 비치는 달빛을 보니

흡사 땅 위에 서리 내린 듯.

머리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보고서

머리 숙여 나의 고향 생각하노라.

 

 

 

 

 

 

 

민중의 소리

휠덜린

 

민중의 소리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소리라고 일찍이 나는

젊고 순수한 마음으로 느낀 바 있었고 지금도 또한 느낀다.

시대의 흐름은 나의 생각 따위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용돌이치고 있다. 그러나 그런데도

그 소리를 나는 듣고 싶다. 그리고 때때로

그 거센소리에 내 마음은 감동되고 또한 힘을 느낀다

그것은 내 궤도가 아니다. 그러나 바로

마침내 한바다로 이르는 궤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숲에 가리라

하이네

 

아름다운 꽃 피고 예쁜 새들 노래하는

고요하고 푸른 숲에 나는 가리라

세월 지나 무덤 속에 나 잠이 들면

내 눈과 귀 흙으로 뒤덮이러니

아름다운 꽃의 모습 내 어이 보랴.

예쁜 새의 노랫소리 내 어이 들으랴.

 

 

 

 

 

 

 

 

 

당신의 목소리에

클로델

 

 

당신의 목소리에

나는 믿음을 되찾았습니다

 

당신의 십자가 아래서

나는 기쁨을 되찾았습니다

 

당신 권능의 이름으로

나는 내 자신 속에 내려왔습니다

 

내 주의 발아래서

나는 나의 마음을 되찾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