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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인 소개와 시 소개

이상 시인 소개

 

 

이상(李箱, 1910년 9월 23일 ~ 1937년 4월 17일)은 일제강점기의 시인, 작가, 소설가, 수필가, 건축가로 일제 강점기 한국의 대표적인 근대 작가이자 아방가르드 문학가이다. 본명이 김해경(金海卿)이며 본관이 강릉 김씨(江陵 金氏)이다.

경성부 북부 순화방 반정동 4통 6호에서 부친 김연창(金演昌)과 모친 박세창(朴世昌)의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김해경(金海卿), 본관은 강릉이다. 제적부에 기재된 본적은 경성부 통동(이후 통인동으로 개칭) 154번지다.

 

 

 

 

 

이상 시인

 

 

 

형제로 누이동생 김옥희와 남동생 김윤경이 있다. 김연창은 일본 강점 전 구한말 당시 궁내부 활판소에서 일하다 손가락이 절단된 뒤 일을 그만두고 집 근처에 이발관을 개업, 가계를 꾸렸다.

 

1913년, 백부 김연필은 본처 사이에 소생이 없던 차에 조카인 이상을 데려다 친자식처럼 키우고 학업을 도왔다. 하지만 백부는 북지에서 새로 여자를 데려왔고, 때문에 백모는 집을 나가게 된다. 백부가 데려온 새로운 아내 김영숙 에게는 김연필과 결혼하기 전의 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인 문경이 있었고, 김영숙은 이상을 문경과 차별하며 홀대하였으며, 백부 또한 백모의 이러한 차별에 별다른 태도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어린 조카 김해경을 입양했는데도 불구하고 아들이 아닌 영특한 머리로 가문을 일으킬 인재로만 생각하여 항상 엄격한 모습으로만 대했다고 한다.

 

1917년 여덟 살 되던 해 누상동의 신명학교에 입학했다. 재학 중, 화가 구본웅과 동기생이 되어 오랜 친구로 이어졌다. 1921년 신명학교를 졸업한 뒤 동광학교에 입학했다. 1922년 동광학교가 보통학교와 합병되자 보성고보에 편입했다.

 

1924년 조선불교중앙교무원 재단법인으로 보성고보의 설립자가 되었다. 보성고보에 재학 중에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화가 지망생이 되었으며 학업 성적 상급 수준에 닿았다.

 

1925년 교내 미술전람회에서 유화 〈풍경〉이 입선했다. 1926년 3월 보성고보 제4회 졸업생이 되었다. 같은 해 경성 동숭동의 관립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부에 입학했다. 1929년 동 학교 건축과를 수석 졸업했다. 보성고보 졸업식에 참여한 친부모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그를 문경과 차별하는 백부모에게 화가 나 있었지만, 그를 그러한 환경에 내버려둔 그의 친부모에게도 화가 나 있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졸업기념 사진첩에 본명 대신 이상(李箱)이라는 별명을 썼는데, 구본웅에게 선물로 받은 화구상자(畵具箱子)에서 연유했다는 증언이 있다. 이때 받은 화구상자가 오얏나무로 만들어진 상자였기 때문에 이상(李箱)은 '오얏나무 상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부를 수석으로 졸업하자 학교의 추천으로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수로 발령을 받고 이해 11월 조선총독부 관방회계과 영선계로 자리를 옮겼다. 조선에 진출한 일본인 건축기술자를 축으로 1922년 3월 결성된 조선건축회에 정회원으로 가입, 이 학회의 일본어 학회지 《조선과 건축》(朝鮮と建築)의 표지 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 되었다.

 

 

 

 

 

 

 

 

 

1930년 조선총독부가 일본의 식민지 정책을 일반에게 홍보하기 위해 펴내던 잡지 《조선》 국문판에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데뷔작이자 유일한 장편소설 《12월 12일》을 필명 이상(李箱) 아래 연재하였다.

 

1931년 6월, 제10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서양화 <자상〉이 입선하였다. 같은 해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쓴 시 〈이상한가역반응〉 등 20여편을 세 차례에 걸쳐 발표했다. 1932년 《조선과 건축》에 〈건축무한육면각체〉 제하에 일본어 시 〈AU MAGASIN DE NOUVEAUTES〉, 〈출판법〉 등을 발표했다. 《조선》에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을 비구(比久) 필명으로 발표하고 단편소설 〈휴업과 사정〉을 보산(甫山) 필명으로 잇달아 발표했다. 동년 《조선과 건축》 표지 도안 현상 공모에서 가작 4석으로 입상했다.


1931년 폐결핵 감염 사실을 진단받았고 병의 증세는 점차 악화되었다. 1933년 새로 부임한 일본인 상사와의 마찰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로 인해 심한 각혈 증세까지 보이는 등 악화된 폐결핵으로 직무를 수행키 어렵게 되자 기수직에서 물러나 봄에 황해도 배천 온천에서 요양하였다.

 

이곳에서 알게 된 기생 금홍을 서울로 불러 들여 종로 1가에 다방 제비를 개업하며 동거하였다. 같은 해 문학단체 구인회의 핵심 동인인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박태원 등과 교류를 트고 정지용의 주선으로 잡지 《가톨닉청년》에 〈꽃나무〉, 〈이런 시〉 등을 국문으로 발표했다.

 

이듬해 이태준의 도움으로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지만, 표현이 난해하다는 독자들의 항의와 비난에 시달리다 15편을 끝으로 연재를 중단하였다. 같은 해 동 잡지에서 연재된 박태원(朴泰遠)의 소설 작품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아호 하융(河戎) 아래 삽화를 그렸다.

 

1935년 다방 제비를 경영난으로 폐업하고 금홍과 결별하였다. 인사동의 카페 쓰루(鶴)와 다방 69를 개업 양도하고 명동에서 다방 무기[參]를 경영하다 문을 닫은 후 성천, 인천 등지를 표표하였다.

 

1936년 구본웅의 알선으로 창문사에 근무하면서 구인회 동인지 《시와 소설》 창간호를 편집 발간했다. 단편소설 〈지주회시〉, 〈날개〉를 발표하면서 평단의 관심을 받았다.

 

이해 연작시 〈역단〉을 발표하고 〈위독〉을 《조선일보》에 연재하며 가장 생산적인 한 해를 보냈다. 6월 변동림과 결혼, 경성 황금정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10월 하순 새로운 문학 세계를 좇아 도일했다. 동경에서 삼사문학의 동인 신백수, 이시우, 정현웅, 조풍연 등을 자주 만나 문학을 토론했다. 이듬해 단편소설 〈동해〉, 〈종생기〉를 발표했다.

 

1937년 2월 사상 혐의로 동경 니시간다 경찰서에서 피검된 후 한 달 정도 조사를 받다 폐결핵 악화로 보석으로 출감한 뒤 동경제국대학 부속병원에 입원했다. 4월 17일 동경제대 부속병원에서 2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위독하다는 급보를 듣고 일본으로 건너온 부인 변동림이 유해를 화장하고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장하였다.

 

말년의 이상은 술과 여자를 즐겼다고 한다. 동료 문인이자 친구인 박태원은 이상에 대해서 "그는 그렇게 계집을 사랑하고 술을 사랑하고 벗을 사랑하고 또 문학을 사랑하였으면서도 그것의 절반도 제 몸을 사랑하지는 않았다."면서 "이상의 이번 죽음은 이름을 병사에 빌었을 뿐이지 그 본질에 있어서는 역시 일종의 자살이 아니었든가 - 그러한 의혹이 농후하여진다."고 하기도 했다.


그를 기려 출판사 문학사상사에서 이상문학상을 1977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2008년에는 현대불교신문사와 계간 ‘시와 세계’가 이상시문학상을 제정해 역시 매년 수상자를 내고 있다.

 

2010년에는 탄생 100주년을 맞아 생전에 발표한 작품과 사후 발굴된 작품을 포함해 그의 문학적 세계를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상 시인의 시 소개

 

 

 

 

 

 

 

 

 

거울


거울속에는소리가없오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오
내말을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오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요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잽이요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으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오 나는지금거울을안가져오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오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께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또꽤닮았오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꽃나무


벌판한복판에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近處)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熱心)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를위하여그러는것처럼나는참그런이상스러운흉내를 내었소.


가정
문(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減)해간다.식구(食口)야봉(封)한창호(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收入)되어들어가야하지 않나.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鍼)처럼월광(月光)이묻었다.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수명(壽命)을헐어서전당(典當)잡히나보다.나는그냥문(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문(門)을열려고안열리는문(門)을열려고.

 

 

 

 

 

 

 

 

거리

 


- 여인이 出奔한경우
백지위에한줄기철로가깔려있다.
이것은식어들어가는마음의圖解다.
나는매일虛爲를담은전보를발신한다.
명조도착이라고.
또 나는
나의일용품을매일소포로발송하였다.
나의생활은이런재해지를
닮은거리를점점낯익어갔다.

 

 

 

 

 

 

 

 


5. 아침


캄캄한공기를마시면폐에해롭다. 폐벽에끌음이앉는다. 빔새 도록나는몸살을앓는다. 밤은참많기도하더라. 실어내가기도하 고실어들여오기도하고하다가잊어버리고새벽이된다 .폐에도아 침이켜진다. 밤사이에무엇이없어졌나살펴본다. 습관이도로와 있다. 다만내치사한책이여러장찢겼다. 초췌한결론위에아침햇 살이자세히적힌다. 영원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듯이

 

 

 

 

 

 

 

이런 시

 


역사를하노라고 땅을파다가 커다란돌을하나끄집어내어놓 고보니도무지어디서인가 본듯한생각이들게 모양이생겼는데 목도들이 그것을메고나가더니 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 쫓아나가보니위험하기짝이없는 큰길가더라. 그날밤에 한소나기하였으니 필시그돌이깨끗이씻꼈을터인데 그이틀날가보니까 변괴로다 간데온데없더라.어떤돌이와서 그돌을업어갔을까 나는 참이런처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 을지었다.「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 을수없소이다.내차례에 못을사랑인줄은 알면서도 나혼자 는꾸준히생각하리라. 자그러면 내내어여쁘소서」어떤돌이 내얼굴을 물끄러미 치어다보는것만같아서 이런시 는 그만찢어버리고싶더라.

 

 

 

 

 

 

 

 


절 벽(絶壁)

 


꽃이 보이지 않는다.
꽃이향기롭다.
향기香氣가만개滿開한다.
나는거기묘혈을 판다.
묘혈도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묘혈속에 나는들어앉는다.
나는 눕는다.
또꽃이향기롭다.
꽃은보이지 않는다.
향기가만개만개한다.
나는잊어 버리고재차거기묘혈墓穴을판다 묘혈은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묘혈로 나는꽃을깜빡잊어 버리고들어간다.
나는정말눕는다.
아아 꽃이또향기롭다.
보이지 않는꽃이
-보이지도않는꽃이.

 

 

 

 

 

 

 

 

 

최후


사과한알이 떨어졌다.
지구는 부서질 그런정도로 아팠다.
최후.

이미여하한 정신도

발아하지아니한다.

 

 

 

 

 

 

 


14.오감도(烏瞰圖)
- 時弟一號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
(같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 제 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2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3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4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5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6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7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8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9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10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11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12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제 13의 아해가 무섭다고 그리오.
십삼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하는 아해와 그렇게 뿐이 모였소. (다른 사람은 없는 것이 차라리 나았소) 그 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 중에 2인의 아해가 무서운 아해라도 좋소.
그 중에 2인의 아해가 무서워하는 아해라도 좋소.
그 중에 1인의 아해가 무서워하는 아해라도 좋소.
(길은 뚫린 골목이라도 적당하오.)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지 아니하여도 좋소.
- 時弟二號
나의 아버지가 나의 곁에서 조을 적에 나는 나의 아버지가 되고 도 나는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 그런데도 나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대로 나의 아버지인데 어쩌자고 나는 자꾸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니 나는 왜 나의 아버지를 껑충뛰어 넘어야하는지 나는 왜 드디어 나와 나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와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 노릇을 한꺼번에 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냐 - 時弟三號
싸움하는 사람은 즉 싸움하지 아니하던 사람이고 또 싸움하는 사람은 싸움하지 아니하는 사람이었기도 하니까 싸움하는 사람이 싸움하는 구경을 하고 싶거든 싸움하지 아니하던 사람이 싸움하는것을 구경하든지 싸움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싸움하는 구경을 하든지 싸움하지 아니하던 사람이 싸움이나 싸움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싸움하지 아니하는 것을 구경하든지 하였으면 그만이다.
- 時弟四號
환자의 용태에 관한 문제
진단 0:1 26.10.1931 以上 책임의사 이상 - 時弟五號
전후좌우를제(除)하는유일의흔적(痕跡)에있어서 익은불서목불대도(翼殷不逝目不大覩) 반왜소형의신의안전(眼前) 에아전낙상(我前落傷)한고사(故事)를유(有)함 장부(臟腑)라는것은침수된축사(畜舍)와구별될수있을란가 - 時弟六號
앵무 ※ 2필
2필
※ 앵무는포유류에속하느니라.
내가2필을아는것은내가2필을알지못하는것이니라. 물론나는희망할것이니라.
앵무 2필
"이소저는신사이상의부인이냐""그렇다"
나는거기서앵무가노한것을보았느니라.나는부끄러워서얼굴이붉어졌었겠느니라.
앵무 2필
2필
물론나는추방당하였느니라.추방당할것까지도없이자퇴하였느니라.나의체구는중추를상실하고또상당히창랑하여그랬든지나는미미하게체읍하였느니라.
"저기가저기지""나""나의-아-너와나"
"나"
sCANDAL이라는것은무엇이냐."너""너구나"
"너지""너다""아니다너로구나"나는함뿍젖어서그래서수류처럼도망하였느니라.물론그것은아아는사람혹은보는사람은없었지만그러나과연그럴는지그것조차그럴는지.
- 時弟七號
구원적거(久遠謫居)의지(地)의일지(一枝)·일지에피는현화(顯花)·특이한4월의화초·30륜(輪)·30륜에전후되는양측의명경(明鏡)·맹아(萌芽)와같이희희(戱戱)하는지평(地平)을향하여금시금시낙백(落魄)하는만월·청한의기(氣)가운데만신창이의만월이의형당하여혼륜(渾淪)하는·적거(謫居)의지를관류하는일봉가신(一封家信)·나는근근히차대(遮戴)하였더라·몽몽한월아(月芽)·정일을개엄하는대기권의요원·거대한곤비(困憊)가운데의일년4월의공동(空洞)·반산전도(槃散顚倒)하는성좌와성좌의천열(千裂)된사호동(死胡同)을포도하는거대한풍설·강매·혈홍으로염색된암광채임리한망해·나는탑배하는독사와같이지하에식수되어다시는기동할수없었더라·천량이올때까지 - 時弟八號
제1부시험 수술대 1 수은도말평면경 1
기압 2배의평균기압 온도 개무 위선마취된정면으로부터입체와입체를위한입체가구비된전부를평면경에영상시킴.평면경에수은을현재와반대측면에도말이전함.(광선침입방지에주의하여)서서히마치를해독함.일축철필과일장백지를지급함.(시험담임인은피시험인과포옹함을절대기피할것)순차수술실로부터시험인을해방함.익일.평면경의종축을통과하여평면경을2편에절단함.수은도말2회.
ETC 아직그만족한결과를수득치못하였음.
제2부시험 직립한평면경 1 조수 수명 야외의진공을선택함.위선마취된상지의첨단을경면에부착시킴.평면경의수은을박락함.평면경을후퇴시킴.(이때영상된상지는반드시초자를무사통과하겠다는것으로가설함)상지의종단까지.다음수은도말.(재래면에)이순간공전과자전으로부터그진공을강차시킴.완전히2개의상지를접수하기까지.익일.초자를전진시킴.연하여수은주를재래면에도말함.(상지의처분)(혹은멸형)기타.수은도말면의변경과전진후퇴의중복등.
ETC 이하불상.
진단 0:1 26.10.1931 책임의사 이상 - 時弟九號
매일같이 열풍이 불더니 드디어 내 허리에 큼직한 손이 와 닿는다. 황홀한 지문 골짜기로 내 땀내가 스며드자마자 쏘아라. 쏘으리로다. 나는 내 소화기관에 묵직한 총신을 느끼고 내 다물은 입에 매끈매끈한 총구를 느낀다. 그러더니 나는 총 쏘으드키 눈을 감으며 한방 총탄 대신에 나는 참 나의 입으로 무엇을 내어배앝었더냐.
- 時弟十號
찢어진 벽지에 죽어가는 나비를 본다. 그것은 유계(幽界)에 낙역되는 비밀한 통화구다. 어느 날 거울 가운데의 수염에 죽어가는 나비를 본다. 날개 축 처어진 나비는 입김에 어리는 가난한 이슬을 먹는다. 통화구를 손바닥으로 꼭 막으면서 내가 죽으면 앉았다 일어서드키 나비도 날라가리라. 이런 말이 결코 밖으로 새어나가지는 않게한다.
- 時弟十一號
그 사기컵은 내 해골과 흡사하다. 내가 그 컵을 손으로 꼭 쥐었을 때 내 팔에서는 난데없는 팔 하나가 접목처럼 돋히더니 그 팔에 달린 손은 그 사기컵을 번적 들어 마룻바닥에 메어부딪는다. 내 팔은 그 사기컵을 사수하고 있으니 산산이 깨어진 것은 그럼 그 사기컵과 흠사한 내 해골이다. 가지났던 팔은 배암과 같이 내 팔로 기어들기 전에 내 팔이 혹 움직였던들 홍수를 막은 백지는 찢어졌으리라. 그러나 내 팔은 여전히 그 사기컵을 사수한다.
- 時弟十二號
때묻은 빨래 조각이 한 뭉덩이 공중으로 날라 떨어진다. 그것은 흰 비둘기의 떼다. 이 손바닥만한 한 조각 하늘 저편에 전쟁이 끈나고 평화가 왔다는 선전이다. 한 무더기 비둘기의 떼가 깃에 묻은 때를 씻는다. 이 손바닥만한 하늘 이편에 방망이로 흰 비둘기의 떼를 때려 죽이는 불결한 전쟁이 시작된다. 공기에 숯검정이가 지저분하게 묻으면 흰 비둘기의 떼는 도 한번 손바닥만한 하늘 저편으로 날아간다.
- 時弟十三號
내 팔이 면도칼을 든 채로 끊어져 떨어졌다. 자세히 보면 무엇에 몹시 위협당하는것처럼 새파랗다. 이렇게 하여 읽어 버린 내 두 개 팔을 나는 촉(燭)대 세움으로 내 방안에 장식하여 놓았다. 팔은 죽어서도 오히려 나에게 겁을 내이는 것만 같다. 나는 이런 얇다란 예의를 화초분보다도 사랑스레 여긴다.
- 時弟十四號
고성 앞 풀밭이 있고 풀밭 위에 나는 내 모자를 벗어 놓았다. 성 위에서 나는 내 기억에 꽤 무거운 돌을 매어달아서는 내 힘과 거리껏 팔매질쳤다. 포물선을 역행하는 역사의 슬픈 울음소리. 문득 성 밑 내 모자 곁에 한 사람의 걸인이 장승과 같이 서 있는 것을 내려다보았다. 걸인은 성 밑에서 오히려 내 위에 있다. 혹은 종합된 역사의 망령인가. 공중을 향하여 놓인 내 모자의 깊이는 절박한 하늘을 부른다. 별안간 걸인은 표표한 풍채를 허리 굽혀 한 개의 돌을 내 모자 속에 치뜨려 넣는다. 나는 벌써 기절하였다. 심장이 두개골 속으로 옮겨가는 지도가 보인다. 싸늘한 손이 내 이마에 닿는다. 내 이마에는 싸늘한 속자국이 낙인되어 언제까지 지워지지 않는다.
- 時弟十五號
1. 나는 거울 없는 실내에 있다. 거울 속의 나는 역시 외출중이다. 나는 지금 거울속의 나를 무서워하며 떨고 있다. 거울 속의 나는 어디가서 나를 어떻게 하려는 음모를 하는 중일까.
2. 죄를 품고 식은 침상에서 잤다. 확실한 내 꿈에 나는 결석하였고 의족을 담은 군용 장화가 내 꿈의 백지를 더렵혀 놓았다.
3. 나는 거울 있는 실내로 몰래 들어간다. 나를 거울에서 해방하려고. 그러나 거울 속의 나는 침울한 얼굴로 동시에 꼭 들어온다. 거울 속의 나는 내게 미안한 뜻을 전한다. 내가 그 때문에 영이되어 떨고 있다.
4. 내가 결석한 나의 꿈. 내 위조가 등장하지 않는 내거울. 무능이라도 좋은 나의 고독의 갈망자다. 나는 드디어 거울 속의 나에게 자살을 권유하기로 결심하였다. 나는 그에게 시야도 없는 등창을 가리키었다. 그 들창은 자살만을 위한 들창이다. 그러나 내가 자살하지 아니하면 그가 자살할 수 없음을 그는 네게 가리친다. 거울 속의 나는 불사조에 가깝다.
5. 내 왼편 가슴 심장의 위치를 방탄 금속으로 엄폐하고 나는 거울 속의 내 왼편 가슴을 겨누어 권총을 발사하였다. 탄환은 그의 왼편 가슴을 관통하였으나 그의 심장은 바른편에 있다.
6. 모형 심장에서 붉은 잉크가 엎질러졌다. 내가 지각한 내 꿈에서 나는 극형을 받았다. 내 꿈을 지배하는 자는 내가 아니다. 악수할 수보차 없는 두 사람을 봉쇄한 거대한 죄가 있다.

 

 

 

 

 

 



명경(明鏡)


여기 한페-지 거울이 있으니 잊은 계절에서는
얹은머리가 폭포처럼 내리우고 울어도 젖지 않고
맞대고 웃어도 휘지 않고
장미처럼 착착접힌

들여다보아도 들여다보아도
조용한 세상이 맑기만 하고 코로는 피로한 향기가 오지 않는다.
만적만적 하는 대로 수심이 평행하는 부러 그러는 것 같은 거절 우편으로 옮겨앉은 심장일망정 고동이 없으란 법 없으니
설마 그런? 어디 觸診......
하고 손이 갈 때 지문이 지문을 가로막으며
선뜩하는 차단뿐이다.
오월이면 하루 한번이고
열 번이고 외출하고 싶어하더니 나갔든길에 안돌아오는 수도 있는 법 거울이 책장 같으면 한 장 넘겨서 맞섰든 계절을 만나련만
여기 있는 한페-지
거울은 페-지의 그냥 표지17.悔恨의 章
가장 무력한 사내가 되기 위해 나는 얼금뱅이였다 세상에 한 여성조차 나를 돌아보지 않는다 나의 懶怠는 安心이다.
양팔을 자르고 나의 職務를 회피한다 이제는 나에게 일을 하라는 자는 없다 내가 무서워하는 지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역사는 무거운 짐이다
세상에 대한 사표 쓰기란 더욱 무거운 짐이다 나는 나의 문자들을 가둬 버렸다 도서관에서 온 소환장을 이제 난 읽지 못한다 나는 이젠 세상에 맞지 않는 옷이다 封墳보다도 나의 의무는 적다 나에겐 그 무엇을 이해해야 하는 고통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나는 아무 때문도 보지는 않는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에게도 또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애야(哀夜)


-나는 한 매춘부를 생각한다 애절하다. 말은 목구멍에 막히고 까맣게 끄을은 홍분이 헐떡헐떡 목이 쉬어서 뒹군다. 개똥처럼.
달이 나타나기 전에 나는 그 도랑 안에 있는 엉성한 동굴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눈병이 난 모양이다. 전등불 밑에 菊科植物이 때가 끼어 있었다.
包主마누라는 기름으로 빈들거리는 床 위에 턱을 괴고 굵다란 男性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 뒤를 밟은 놈이 없을까, 하고 나는 包主마누라에게 물어 보았다.


방바닥 위에 한 마리의 고양이의 시체가 버려져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서 발을 멈추었다. 그것은 역시 고양이였다. 눈이 오듯이 영혼이 조용하게 내려앉고, 고양이는 내 얼굴을 보자 미소를 짓고 있는 듯이 보였는데 그것은 세상에 둘도 없는 무서운 ??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내 어린애 똥 같은 우엉과 문어요리와 두 병의 술이 차려져 왔다.


괄약근--이를테면 항문 따위--여자의 입은 괄약근인 모양이다. 자꾸 더 입을 오므리고 있다. 그것을 자기의 눈으로 내려다보고 있다. 코는 어지간히 못생겼다. 바른쪽과 왼쪽 뺨의 살집이 엄청나게 짝짝이다.
금방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은 얼굴이어서 나는 마음이 조마조마해 있었더니, 여자는 입술을 조용히 나의 관자놀이 쪽으로 갖고 가서 가볍게 누르면서 마치 입을 맞출 때와 같은 몸짓을 해보였다.


기름냄새가 코에 푸욱 맡혀 왔다. 때마침 천장 가까이 매달려 있는 전등에서 노란 국물이 한 방울 떨어졌다.
나는 극한 속에서처럼 부르르 떨고 있었다. 말도 안 나온다. 바리캉으로 이 머리를 박박 깎아 버리고 말까.
오후 비는 멈추었다.


다만 세상의 여자들이 왜 모두 賣淫婦가 되지 않는지 그것만이 이상스러워 못 견디겠다. 나는 그녀들에게 얼마간의 지폐를 교부할 것이다.


나는 내 자신의 얼굴을 볼 수는 없다. 손이 새파랗다. 조그맣게 되어 가지고 새로운 주름살까지도 보이고 있다.
여자는 나의 손을 잡았다. 고급장갑을 줍는 것처럼-- 그리고 나한테 속삭였다. 그것은 너무 먼 곳에서 들려오는 것 같아서 나에겐 한 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벌써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일이었고 하나만 있는 일일 것이다.
내 마음 속의 불량기는 벌써 無料로 자리에 앉아 있다. 전신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나의 목구멍 속에서 헐떡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될 수 있는 대로 여자의 체중을 盜取했다. 그것은 달마인형처럼 쓰러뜨려도 다시 일어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었다.
白紙는 까많게 끄슬려 있었다. 그 위를 땅의 행렬이 천근 같은 발을 끌고 지나갔다.


분주한 발걸음소리가 나고 창들의 장막은 내려졌다. 자색 광선이 요염하게 반짝거렸다. 하지만 그것은 온통 황색이었다.
손가락은 가야 할 곳으로 갔다. 눈을 감은 병사는 개흙진 沼澤地로 발을 들여 놓았다. 뒤에서 뒤에서 자꾸 밀려드는 陶醉와 같은 실책.
피의 빛을 오색으로 화려하게 하는--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어찌할 도리가 없는 어린애와 같은 失足-- 진행해 감으로써 그것은 완전히 정지되어 있었다.
술은 대체 누구를 위해서 차려온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하기는 내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만이 명백하지만.
여자는 흡사 치워 버리기나 하는 것처럼 술을 다 마셔 버렸다. 홍수와 같은 동작이다. 그리고 간간이 그 페스트 같은 우엉을 괄약근 사이에다 집어넣었다.
이 여자는 이 형편없는 비위생 때문에 금방 병에 걸려 벌떡 소처럼 쓰러지지나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여자는 화려한 얼굴을 하고 있다.

 

배가 고픈 모양이다. 나는 그것을 알아차릴 수는 없다. 나는 그런 혜안은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치면 역시 얼마나 石碑 같은 체중이겠는가.
슬픔이 치밀어 올랐다. 이만 술로 여자는 취할 것 같지 않다. 또한 여자는 자주 내가 한시바삐 취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여자의 면전에서 浮沈하고 있었던 표적이 실종했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도 슬퍼해서는 안 된다고 그러는데. 마음을 튼튼히 갖지 않으면 안된다.
나는 호주머니 속의 은화를 세었다. 재빠르게-- 그리고 채촉했다.
선금주문인 것이다.
여자의 얼굴은 한결 더 훤하다. 脂粉은 고귀한 직물처럼 찬란한 光芒조차 발했다. 향기 풍부하게-

 

하나 이 은화로 교부될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깜빡 잊어버리고 있다. 이만저만한 바보가 아니다.

그러자 갑자기 여자의 두 볼은 둔부에 있는 그것처럼 깊은 한 줄씩의 주름살을 보였다. 기괴한 일이다. 여자는 도대체 이렇게 하고 웃으려고 하는 것이다.
골을 내려고 하는 것인가 위협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아니면 결국 울려고 하는 것인가. 나에게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위협이다.
여자는 일어났다. 그리고 흘깃 내 쪽을 보았다. 어떻게 하려는가 했더니 선 채로 내 위로 버럭 덮쳐 왔다. 이것은 틀림없이 나를 압사하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나는 손을 허공에 내저으면서 바보 같은 비명을 울렸다. 말(馬)의 체취가 나를 독살시킬 것만 같다.
놀랐던 모양이다. 여자는 비켜났다. 그리고 지금의 것은 구애의 혹은 애정에 보답하는 표정이라는 것을 나에게 말했다.
나는 몸에 오한을 느끼면서도 억지로 부드럽게 웃는 낯을 해 보였다. 여자는 알겠다는 것의 너그럽게 고개를 끄덕거려 보였다.
아-- 얼마나 무섭고 純重한 사랑의 제스처일까. 곧 여자는 나가 버렸다.
찰싹찰싹하는 물소리가 들렸다. 장지문 너머에서 고양이의 신음소리가 심각하다. 아무래도 한 마리인 것 같다. 실없는 놈들이다.


말-- 말이다. 쌍말이다. 땀에 젖은 瘡痍투성이의 쌍말임에 틀림없다. 구멍은 없는가. 유령처럼 그 속에서 도망쳐 나가고 싶다.
하지만 여기가 정작 참아야 할 내가. 될 수 있는 대로 흥분해 보자.
밟혀 죽을 게 아닌가. 튼튼해 보이는 말이다. 하지만 나한테는 뼈가 있다. 뼈는 여자를 매혹할 것이다.
消毒箸를 집어서 새까만 우엉을 하나 집어 본다. 역청에 담갔던 것처럼 끈적끈적하고 달아 보인다. 입은 그것을 기다린다.
무섭게 짜다.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 여자가 들어온다. 나는 그것을 맞이할 수가 없다. 나의 얼굴 전체가 짜기 때문이다.
여자는 나에게 이유를 물었다. 나는 답변하기가 거북하지 않을 수 없다. 술이 없느냐고 말했다. 여자는 사람을 흔들어 깨듯이 술병을 흔들어 보였다. 있다.
나는 한 모금 마셨다. 고추장이 먹고 싶다. 고향에 돌아가야 한다. 그러자 여자의 백치 비슷한 표정마저도 꿈같이 그리웁게 보인다.
여자는 환상 속에서 고향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말한테서는 垈土와 거름냄새가 났다.

 

 

 

 

 

 

 

 

 

각혈의 아침

 


사과는 깨끗하고 또 춥고 해서 사과를 먹으면 시려워진다.
어째서 그렇게 냉랭한지 책상 위에서 하루 종일 색깔을 변치 아니한다 차차로-- 둘이 다 시들어 간다.

 

먼 사람이 그대로 커다랗다 아니 가까운 사람이 그대로 자그마하다 아니 어느 쪽도 아니다 나는 그 어느 누구와도 알지 못하니 말이다 어니 그들의 어느 하나도 나를 알지 못하니 말이다 아니 그 어느 쪽도 아니다(레일을 타면 전차는 어디라도 갈 수 있다) 담배 연기의 한 무더기 그 실내에서 나는 긋지 아니한 성냥을 몇 개비고 부러뜨렸다. 그 실내의 연기의 한 무더기 점화되어 나만 남기고 잘도 타나보다 잉크는 축축하다 연필로 아무렇게나 시커먼 면을 그리면 鉛粉은 종이 위에 흩어진다.

 

리코오드 고랑을 사람이 달린다 거꾸로 달리는 불행한 사람은 나 같기도 하다 멀어지는 음향소리를 바쁘게 듣고 있나보다 발을 덮는 여자 구두가 가래를 밟는다 땅에서 빈곤이 묻어온다 받아 써서 통념해야 할 암호 쓸쓸한 초롱불과 우체국 사람들이 수명을 거느리고 멀어져 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나의 뱃속에 통신이 잠겨 있다.


새장 속에서 지저귀는 새 나는 콧속 털을 잡아뽑는다 밥 소란한 정적 속에서 미래에 실린 기억이 종이처럼 뒤엎어진다 벌써 나는 내 몸을 볼 수 없다 푸른 하늘이 새장 속에 있는 것 같이 멀리서 가위가 손가락을 연신 연방 잘라 간다 검고 가느다란 무게가 내 눈구멍에 넘쳐 왔는데 나는 그림자와 서로 껴안는 나의 몸뚱이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알맹이까지 빨간 사과가 먹고 싶다는둥

피가 물들기 때문에 여윈다는 말을 듣곤 먹지 않았던 일이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종자는 이제 심어도 나지 않는고 단정케 하는 사과 겉껍질의 빨간 색 그것이다.


공기마저 얼어서 나를 못 통하게 한다 뜰을 鑄型처럼 한 장 한 장 떠낼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호흡에 탄환을 쏘아넣는 놈이 있다

병석에 나는 조심조심 조용히 누워 있노라니까 뜰에 바람이 불어서 무엇인가 떼굴떼굴 굴려지고 있는 그런 낌새가 보였다 별이 흔들린다 나의 기억의 순서가 흔들리듯

어릴 적 사진에서 스스로 병을 진단한다

 

가브리엘 天使菌(내가 가장 불세출의 그리스도라 치고) 이 살균제는 마침내 폐결핵의 혈흔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