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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매화에 대한 시

매화에 대한 시

 

 

 

*서정주 -매화

*도종환-홍매화

*복효근 - 매화찬

*황금찬 - 매화나무

*하종오 - 풍매화

* 정진규 - 순천 찬 새미골 청매화  

 

 

 

 

 

 

매화

 서정주

 

​

 

梅花에 봄사랑이 알큰하게 펴난다.

알큰한 그 숨결로 남은 눈을 녹이며

더 더는 못 견디어 하늘에 뺨을 부빈다.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

梅花향기에서는 가신 님 그린 내음새.

梅花향기에서는 오신 님 그린 내음새.

갔다가 오시는 님 더욱 그린 내음새.

시악씨야 하늘도 님도 네가 더 그립단다.

梅花보다 더 알큰히 한번 나와 보아라.

 

 

 

 

 

 

 

 

 

 

 

홍매화 / 도종환

 

​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매화 찬

복효근

​

 

가령

이렇게 섬진강 푸른 물이 꿈틀대고 흐르고

또 철길이 강을 따라 아득히 사라지고

바람조차 애무하듯 대숲을 살랑이는데

지금

이 강언덕에 매화가 피지 않았다고 하자

그것은, 매화만 홀로 피어있고

저 강과 대숲과 저 산들이 없는 것과

무에 다를 거냐

그러니까 이 매화 한 송이는

저 산 하나와 그 무게가 같고

그 향기는 저 강 깊이와 같은 것이어서

그냥 매화가 피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어머, 산이 하나 피었네!

강 한 송이가 피었구나! 할 일이다

내가 추위 탓하며 이불 속에서 불알이나

주무르고 있을 적에

이것은 시린 별빛과 눈맞춤하며

어떤 빛깔로 피어나야 하는지와

어떤 향기로 살아야 하는지를

배우고 연습했을진대

어머, 별 한 송이가 피었네! 놀랄 일이다

벙긋거릴 때마다

어디 깊은 하늘의 비밀한 소식처럼이나

향그로운 그것을

공짜로 흠흠 냄새맡을 양이면

없는 기억가지를 다 뒤져서 늘어놓고

조금은 만들어서라도 더 뉘우치며

오늘 이 강변에서

갓 핀 매화처럼은 으쓱 높아볼 일인 것이다

 

 

 

 

매화나무 

황금찬

 

​

 

봄은 언제나 그렇듯이

늙고 병든 매화나무에도

찾아 왔었다.

 

​말라가던

가지에도 매화 몇 송이

피어났다.

 

​물 오른

버드나무 가지에

새파란 생명의 잎이

솟아나고 있다.

 

​반갑고

온혜로운 봄이여

늙은 매화나무는

독백하고.

 

​같은 봄이지만

나는 젊어가는데

매화나무는 늙어가네

버드나무의 발림이다.

 

​가을이 없고

봄만 오기에

즈믄 해를

젊은 줄만 알았다네 . . .

 

 

 

 

 

 

 

 

 풍매화

하종오

 

 

떠돈들 어떠리 떨어진들 어떠리

언제든지 떨어지면 움 돋겠지

진달래가 골백 송이 흐득흐득 울어도

풍매화는 바람 따라 날아다닌다

골짝에 죽어 있는 메아리를 살려내고

벌목꾼이 버리고 간 도끼소리 찾아내고

땅꾼이 잃어버린 휘파람도 찾아내어

그 덧없는 소리들 데불고 무얼 하는지

풍매화는 이곳저곳 기웃거린다

혼자서 싹틀 힘도 없으면서

어디든지 뿌리내리면 숲이 이뤄지겠지

풍매화는 득의양양 산맥을 날아다니지만

대포알 묻힌 땅 버릴 수 없고

녹슨 철조망 무심히 바라볼 수만 없어

머뭇거리니 마침내 바람도 잠잠해진다

이제는 묻혀야지, 몸 바쳐야 할 자리는 여기

 

 

 

 

 

순천 찬 새미골 청매화 / 정진규

 

​

너를 원천봉쇄로 흡입한 빨판들이 이젠 안심하고

모두 몸을 열고 있었다 염치도 없이

모두 들키고 있었다 염치도 없이, 상처의

새살들이 도돌무늬로 만져지었다

허공 가득 상기(上氣)되어 象嵌되고 있었다

이제는 꽃일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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