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철 시인의 시 소개

영등포구 ‘제17회 구상문학상’에 고철·고형렬 시인 공동 수상
서울 영등포구는 ‘제17회 구상문학상’의 수상작으로 고철 시인의 시집 ‘극단적 흰빛’과 고형렬 시인의 시집 ‘칠일이혼돈사’가 공동으로 선정됐다고 19일 밝혔다.구상문학상은 2009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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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이번 시집은 예닐곱 살에 보편적 가족생활이 단절된 보육원 출신의 아이가 성장해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지난한 과정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형제자매 없이 외로움과 슬픔을 껴안고 살아가면서 가족의 따듯한 품과 사랑이 그립고 간절한 만큼 담담히 보여 준다.
시인은 지혜롭게도 사람 관계에서 생기게 되는 이질감과 모멸감 등의 서글픔과 세상 곳곳 외롭고 분노했을 극단적 삶의 무늬를 눈물방울이 하얗게 빛나도록 펼치고 있다.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나 춘천(춘천 후생원)을 거쳐 홍천(홍천 명동보육원)에서 성장했다.
2000년 『작가들』에 「꽃상여」 외 4편의 시로 등단하고 시집으로 『핏줄』, 『고의적 구경』이 있다.
고철 시인의 말
극단적으로 살아온 거 같은데 다행스럽게도 그 극단적 삶의 결과가 더럽게 느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건방지다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삶의 행간마다 시라는 것이 있었다
어찌 보면 취미이고 어찌 보면 놀이이기도 했다 그 놀이로 인하여 크게 울기도 했고 귀엽게 웃기도 했었다
고백하자면 시 때문에 많은 위로를 받으며 살았다
이 겨울 내 마음 일부를 수정하고 싶은데 이제는 내가 시를 위로해 주고 싶다
귀한 손 포개 주신 김미옥 작가님과 정병윤 시인께 마음 다듬어 고마움 전한다

깜깜했다
끝닿은 낭떠러지처럼
한 발 물러설 수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때
깜깜해서야 집으로 왔다
돌아다니다가
별 성과도 없이 집으로 왔다
집 안의 불을 끄지 않고 나갔을 때가 있었다
딸깍 소리가 무서워서 불 켜지 않았다
담배 하나를 물려다 그만두었다
주방이 보이고 아침 먹던 숟가락이 보였다
실감 나지 않는 빛이 생겼다
엄마, 하고 부르려다 그만두었다
기다렸던 전화기가 조잘조잘 울려서
거실 등을 켰다
극단적 어둠들이 차츰차츰 흩어졌다
……
누군가 깁고 계실지는 모르는 허울진 옛이야기를
사철 내내 따라다니던 종기자국처럼
어머니 보고 계실
겨울달력 같은
머문 달빛에 불을 지폈다
……
국물 같은 부적이 내 나이를 낳았 듯
이름을 낳고 호적을 낳고 아버지를 낳고 낳고 낳고
무디고도 아린 큰 길이 보였다
친구가 보이고 학교가 보이고 내 누이가 보였다
누군가의 산소도 보였다
일 년 열 두 달만한 불효를 태운다
몸피 곳 곳 들쑤셔 도는 나의 체온도 태웠다
달맞이 훨 훨 타는 밤 병들지 말자고
이빨 물어 내 뱉은 고시레 몇 점
세상에서 가장 환한 달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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