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 (2)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향에 대한 시 고향조말선 벗어놓은 외투가 고향처럼 떨어져 있다내가 빠져나간 이후에 그것은 고향이 되었다오늘 껴입은 외투와 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면한 번 이상 내가 포근하게 안긴 적이 있다는 것이다나는 비로소 벗어놓은 외투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이다내가 빠져나가자 그것은 공간이 되었다후줄근한 중고품더 이상 그 속에 있지 않은 사람의 언어 -조말선, 중 "고향" 노래이성부 고향에 내려 바람에 눈 씻고 보면고향 사람들의 얼굴대낮에도 웬 그림자에 가려 있다.뜨거운 마음을낯익은 이의 손에 겹치면힘없이 빠지는 손,감추는 손.다시 보는 고향 흙 맨발로 밟아도고향의 다순 살결은 끝내 아니다.벌거숭이로 몸 비비던,다 닳아진 신발에도 와 닿던,눈물나는 그 흙이 아니다.겁에 질려 움츠린 大地,숨어버린 땅.달이 .. 커피에 대한 시 10편 그냥 커피오탁번 옛날다방에서 그냥커피를 마시는 토요일 오후 산자락 옹긋옹긋한 무덤들이 이승보다 더 포근하다 채반에서 첫잠 든 누에가 두잠 석잠 다 자고 섶에 올라 젖빛 고치를 짓듯 옛날다방에서 그냥커피 마시며 저승의 잠이나 푹 자고 싶다 그렇게 소중했던가이성복버스가 지리산 휴게소에서 십 분간 쉴 때, 흘러간 뽕짝 들으며 가판대 도색 잡지나 뒤적이다가, 자판기 커피 뽑아 한 모금 마시는데 버스가 떠나고 있었다. 종이컵 커피가 출렁거려 불에 데인 듯 뜨거워도, 한사코 버스를 세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자리에 앉으니, 회청색 여름 양복은 온통 커피 얼룩, 화끈거리는 손등 손바닥으로 쓸며, 바닥에 남은 커피 입안에 털어 넣었다. 그렇게 소중했던가, 그냥 두고 올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