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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게보르크 바하만 소개와 시 소개

 

 

잉게보르크 바하만(Ingeborg Bachmann, 1926년 6월 25일 - 1973년 10월 17일)은 오스트리아의 저명한 시인이자 소설가로, 20세기 독일어 문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실존주의, 여성주의, 그리고 인간의 내면 갈등을 탐구하는 내용으로 유명합니다.

 

 

 

 

잉게보르크 바하만

 

 

 

 


생애와 작품


초기 생애


바하만은 오스트리아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비엔나 대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그리고 독일문학을 공부했으며, 1950년에 마르틴 하이데거에 대한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문학 경력


1953년 첫 시집 《Die gestundete Zeit》(연기된 시간)을 발표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시는 전후의 불안과 존재의 무의미함을 표현하며, 인간의 내면을 깊이 탐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바하만은 시 외에도 소설, 단편, 그리고 라디오 드라마를 썼습니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Malina》(말리나, 1971)는 여성의 정체성과 정신적 갈등을 탐구한 소설로, 후에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주요 작품


시집


Die gestundete Zeit (1953) Anrufung des Großen Bären (1956) 소설
Malina (1971)


단편


Das dreißigste Jahr (1961) 사상과 영향
바하만은 실존주의와 후기 구조주의의 영향을 받아,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여성의 억압을 문학적으로 풀어내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종종 사랑, 고통, 그리고 인간관계의 본질을 탐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요 주제


여성주의


바하만의 작품에서는 여성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겨 있습니다. 그녀는 여성의 억압과 그로 인한 정신적 갈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여성 해방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존재와 무의미


실존주의적 색채가 짙은 바하만의 시와 소설은 존재의 무의미함과 불안에 대한 탐구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녀는 인간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존재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언어와 소통


바하만은 언어의 한계와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자주 다룹니다. 그녀는 언어가 얼마나 인간의 경험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언어의 불완전함을 탐구합니다.


결론


잉게보르크 바하만은 20세기 독일어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작가로, 그녀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사유를 불러일으킵니다.

 

바하만의 문학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여성의 억압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인간 내면의 깊은 고뇌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시 소개

 

 

포도넝쿨 아래서

 

포도넝쿨 아래 포도송이 빛을 받아

그대의 마지막 얼굴이 무르익는구나

이제 밤이 잎새의 방향을 돌려놓으리라.

 

밤이 잎새의 방향을 바꾸어 놓으리라.

포도껍질이 터지고

포도살에서 태양이 솟구쳐 나올 때면,

 

밤이 잎새의 방향을 바꾸어 놓으리라.

둘러치는 빛으로 인해, 그대의 환영 속으로

최초의 얼굴이 떠오르고 있으니,

 

포도넝쿨 아래 포도송이 광채 속에서

도취경이 그대에게 한 점 상흔을 찍는다 ...... 

밤은 반드시 잎새의 방향을 돌려놓으리라.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있다

 

사랑하는 나의 오빠, 언제 우리는 뗏목을 만들어

하늘을 따라 내려갈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곧 우리의 짐이 너무 커져서

우리는 침몰하고 말 거예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우리 종이 위에다

수많은 나라와 수많은 철로를 그려요.
조심하세요, 여기 검은 선線들 앞에서

연필심과 함께 훌쩍 날아가지 않게요.

사랑하는 나의 오빠, 만약 그러면 나는

말뚝에 묶이 채 마구 소리를 지를 거예요.
하지만 오빠는 어느새 말에 올라 죽음의 계곡을 빠져나와,

우리 둘은 함께 도망치고 있군요.

집시들의 숙영지에서, 황야의 천막에서 깨어 있어야 해요,

우리의 머리카락에서 모래가 흘러내리는군요.
오빠와 나의 나이 그리고 세계의 나이는

해로 헤아릴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교활한 까마귀나 끈끈한 거미의 손

그리고 덤불 속의 깃털에 속아 넘어가지 마세요.
또 게으름뱅이 나라에서는 먹고 마시지 마세요.
그곳의 남비와 항아리에선 거짓 거품이 일거든요.

홍옥요정을 위한 황금달이에 이르러

그 말을 알고 있던 자만이 승리를 거두었지요.
오빠한테 말해야겠어요. 그 말은 지난번 눈과 함께

정원에서 녹아서 사라져버렸다고 말이에요.

많고 많은 돌들 때문에 우리 발에 이렇게 상처가 났어요.
발 하나가 나으면, 우리는 그 발로 펄쩍 뛸 거예요.
아이들의 왕은 그의 왕국에 이르는 열쇠를 입에 물고

우리를 마중하고, 우리는 이런 노래를 부를 거예요 : ​


지금은 대추야자 씨가 싹트는 아름다운 시절!
추락하는 이들마다 날개가 달렸네요.
가난한 이들의 수의에 장식단을 달아준 것은 빨간 골무,

그리고 오빠의 떡잎이 나의 봉인 위로 떨어지네요.

우리는 자러 가야 해요, 사랑하는 이여, 놀이는 끝났어요.
발꿈치를 들고. 하얀 잠옷들이 부풀어 오르네요.
아버지 어머니가 그러는데요, 우리가 숨결을 나누면,

이 집안에서는 유령이 나온대요.

 

 

 

 

 


큰 곰자리에의 탄원 ​


큰 곰이여, 내려오라, 텁수룩한 밤이여,

늙은 눈의 구름모피짐승이여,

별들의 눈동자여,

반짝이며 덤불을 헤치며 나온다.
발톱과 함께 그대의 앞발이,

별들의 발톱이.
우리는 잠들지 않고 양 떼를 지킨다,

하지만 네게 사로잡혀, 그러기에 의심한다.
너의 지친 옆구리와 반쯤 드러난

날카로운 이빨을

늙은 곰이여.

하나의 솔방울 : 너희들의 세계.
너희들은 : 거기에 달린 비늘조각,

나는 그것들을 몰아대고 굴린다.
태초의 전나무로부터

마지막 전나무까지.
그것들을 킁킁대며 냄새 맡아보고,

입 속에 넣어 음미해 보고

앞발로 꽉 움켜쥐어본다.

두려워해도 좋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좋다!
연보대에 돈이나 넣어주고

장님한테는 좋은 말이나 해주어라,

곰의 고삐를 잡으라고.
그리고 양들에게 양념이나 잘 치거라.

어쩌면 이 곰이

그곳에서 빠져나와, 더 이상 겁주지 않고,

모든 솔방울들을 몰아대지 않을지도, 전나무에서 떨어진,

천국에서 추락한 크고

날개 달린 전나무에서 떨어진.



 

 



나의 새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 짓밟힌 세계는

땅거미 속으로 다시 주저앉고,

숲들은 그 세계를 위해 수면제를 준비할 때,

파수꾼들이 떠나버린 탑으로부터

차분하고 꿋꿋이 부엉이의 눈이 내려다보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 너는 너의 시간을 알고 있다.
나의 새여, 너는 너의 너울을 쓰고

안개를 헤치며 나를 향해 날아온다.

우리는 불량배들이 사는 환경 속에서 주시하고 있다.
너는 나의 눈짓을 따라, 박차고 나가

깃털과 가죽을 휘몰아댄다​


나의 백발의 어깨동무여, 나의 무기여,

나의 단 하나뿐인 무기인 그 깃털을 꽂고 있는 벗이여!
나의 단 하나뿐인 장식 품 : 그것은 네가 준 너울과 깃털뿐.

나무 밑 춤추는 침엽들로

나의 살갗이 얼얼하고

허리까지 오는 수풀이

향기로운 잎새들로 나를 유혹해도,

나의 고수머리가 뱀처럼 날름거리고,

일렁이며 물기를 애타게 찾으면,

별똥별들은 정확하게

나의 머리칼 위로 떨어진다.

내가 연기의 투구를 쓴 채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다시 알 때면,

나의 새여, 나의 밤의 든든한 배경이여,

내가 한밤중에 용기를 내면,

어두운 숲 속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고,

나는 내 가슴에서 불꽃을 낸다.

내가 내 본모습대로 용기백배하여

불꽃의 사랑을 받고 있으면,

마침내 나무줄기에서 송진이 흘러나와

상처들 위로 뚝뚝 떨어져, 대지가

따뜻해지도록 실을 자을 때면

, (밤마다 네가 나의 심장을 남김없이 앗을지라도,

나의 믿음의 새여, 나의 충절의 새여!)

네가 편안한 마음으로 멋

진 고요함 속에 날아드는

저 망대는 빛 속으로 들어선다.
무슨 일이 일어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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