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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 시와 시인 소개

 

안도현 시인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둥아리를

다 태우며 뜨근뜨근

아랫목을 만들던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로 찰수 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눈 오는 날

안도현

 

오늘도 눈이 펑펑 쏟아진다

흰 살 냄새가 난다

 

그대 보고 싶은 내 마음 같다

 

 

 

눈 오시는 날

안도현

 

워매, 눈 오시네

뭔 일이다냐, 요것이 대체

 

담 너머 과부댁

자지러지네

 

 

안도현 시인

 

 

 

안도현 시인 소개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비롯해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까지 11권의 시집을 냈다.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등의 동시집과 『물고기 똥을 눈 아이』, 『고양이의 복수』, 『눈썰매 타는 임금님』 등 여러 권의 동화를 썼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국내에서 100만 부를 넘긴 베스트셀러로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다. 『백석평전』, 『그런 일』 등의 산문을 냈다.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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