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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을 위한 시 7편

설날 아침

이 해인

 

 

햇빛 한 접시

떡국 한 그릇에

나이 한 살 더 먹고

 

나는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아빠도 엄마도

하늘에 가고

안 계신 이 세상

우리 집은 어디일까요

 

일 년 내내

꼬까옷 입고 살 줄 알았던

어린 시절 그 집으로

다시 가고 싶네요

 

식구들 모두

패랭이꽃처럼 환히 웃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고 싶네요

 

 

 

 

설날 아침에

 

 

 

 

 

 

 

 

 

 

설날 떡국

정연복

 

 

설날 아침 맛있는

떡국 한 그릇을 먹으며

덩달아 나이도

한 살 더 먹는다

 

나무로 치자면 나이테

산 줄이 더 그어지는 셈이다

그래, 올해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자

 

하루하루 전혀

조급함 없이 살면서도

철 따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와 같이

 

나이가 들어간다고

겁먹거나 허둥대지 말고

조금씩 아주 조금씩만

좋은 사람 쪽으로 변화하면서

내가 먹은 나이에 어울리는

모양으로 살도록 하자

 

 

 

 

 

 

 

설날의 기도

김덕성

 

 

 

우리 고유의 설날

새 아침 태양은 솟는다

근엄하게 떠오르는 태양 빛

이제 마음에서 빛나게 하소서

구태를 벗어버리고

악한 것은 모양이라도 버리고

 

한 점 부끄럼이 없는

수정 같이 삶이 되게 하소서

어떤 일에도 비굴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며 배려하며

살아 있음을 감사하면서 사는

건강한 삶이 되게 하소서

사랑으로 여는 희망의 해

알차고 보람 있는 삶으로

큰 뜻을 품고 떠나게 하시고

유종의 미를 걷게 하소서

 

 

 

 

설날 

양광모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해마다 벌어지는

이 세상 가장 신명 나는 축제

 

삼천리 방방곡곡

온 가족이 둘러앉아

떡국을 먹고 세배를 하고

윷놀이를 벌이면

눈은 차가웁게 쌓여 있어도

마음에는 성큼 봄이 찾아와

 

새해에는 더욱 아름다우세요

새해에는 더욱 활짝 피어나거라

이 세상 가장 따뜻한 기도를

주고 받는다

 

 

 

 

 

 

 

어머니의 새해 강령

박노해

 

 

 

설날이 오면 어머니는

어린 우리 형제자매들

장작불에 데운 물로 목욕을 시킨 후

문기둥에 세워놓고 키 금을 새기면서

봐라, 많이도 자랐구나

어서어서 자라나거라

함박꽃처럼 웃으며 기뻐하셨다

 

설날이 오면 어머니는

어린 우리 형제자매를

깨끗이 빨아 다린 설빔으로 갈아입힌 후

둥근 상자에 앉혀놓고 떡국을 먹이며

일 년 내내 부지런히 일해서 모아낸

저축통장을 펴보이며 봐라

우리 집 희망통장이 많이 늘었단다

올해도 열심히 공부해 진학하거라

햇살처럼 웃으며 기뻐하셨다

 

설날이 오면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우리 형제자매에게

키가 얼마나 더 자랐는지 키 금을 재지도 않고

돈을 얼마나 더 모았는지 통장을 펴보지도 않으시네

올 설날 아침에도 둥근 상에 모여 앉아

떡국을 나누어 먹이시며

올해도 많이 웃고 건강하거라

욕심내지 말고 우애를 키우며 겸손하거라

옆도 보고 뒤도 보며 화목하거라

또 한 해를 살아갈 강령을 선포하시네

 

이제 어머니는 내 키가 한 뼘 더 컸다고 하면

기쁨이 아니라 병원부터 가보라 하실 거고

대박 터진 통장을 내밀며 자랑하면

근심 어린 얼굴로 걱정부터 하시리라

이만큼 어른이 되고 밥 먹고 살면서도

오직 성공과 부자와 경제성장에만 매달린다면

사랑도 행복도 영혼의 키도 줄어드는 거라며

 

 

 

눈길

정호승

 

 

의자에 쓰러질 듯 앉은

아흔 노모에게 마지막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지 못했다

나는 아직 세뱃돈을 받고 싶은데

이제 아무한테도 세뱃돈을 받을 데가 없다

아파트 앞마당

산수유 붉은 열매를 쪼아 먹는

새에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산수유나무아래 아이들과 신나게 세워둔

눈사람한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줄 것인가

새해 아침에 함박눈은 자꾸 내리는데

세뱃돈을 받으러

어머니가 가신 먼 눈길을 걸어가는 내가

눈보라에 파묻힌다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가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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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마을 노래 | 양인옥

페북에 틈틈이 썼던 시들입니다.매일 똑같은 일상들을 다르게 보고다르게 생각하고다르게 느껴보며Sns 친구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재미로 한 편 한 편 쓰다보니 많은 Sns친구들과 진솔한 소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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