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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관한 시 7편

 

봄에 관한 시 7편

 

윤동주, 이해인, 정호승, 김용택, 나태주, 안도현

 

 

 

봄에 관한 시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치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 소올소올

아저씨 해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봄 /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오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아른 높기도 한데...

 

 

 

 

 

 

 

 

 

 개나리

이해인

 

 

눈웃음 가득히

봄 햇살 담고

봄 이야기

봄 이야기 너무 하고 싶어

잎새도 달지 않고

달려나온

네 잎의 별 꽃

개나리꽃

주체할 수 없는 웃음을

길게도

늘어뜨렸구나

내가 가는 봄맞이 길

앞질러 가며

살아 피는 기븜을

노래로 엮어내는

샛노란 눈웃음 꽃

 

 

 

 

 

 

 

 

제비꽃

나태주

 

 

 

 

그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아

쓸쓸한 날

제비꽃이 피었습니다

다른 날보다 더 예쁘게

피었습니다.

 

 

 

 

 

 

 

 

 

봄봄봄 그리고 봄

김용택

 

 

 

꽃바람 들었답니다

꽃잎처럼 가벼워져서 걸어요

뒤꿈치를 살짝 들고

꽃잎에 밟힐까 새싹이 밟힐까

사뿐사뿐 걸어요

봄이 나를 데리고 바람처럼 돌아다녀요

나는, 새가 되어 날아요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나는 날아요, 당신께 날아가요

나는 꽃바람을 들었답니다

당신이 바람 넣었어요

​꽃을 보려면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봄날, 사랑의 기도

안도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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