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맹문재 시인의 시 : 시집 읽기

맹문재 시인의 시 : 시집 읽기

 

맹문재 시인

 

 

 

 

 

시집 읽기

맹문재

 

누구도 믿지 않는다며 방문 닫아걸고 읽었다

시집 속에 등불은 없었다

늙은 신도가 천국을 외치는 지하철역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일할 자리는 없었다

전투경찰이어디론가 바쁘게 몰려가는 거리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조용한 공원은 없었다

맹인 부부가 뽕짝을 부르는 육교 위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향수는 없었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홍수처럼 넘치는 동네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따뜻한 방은 없었다

사채업자가 채무자를 두들겨 패는 골목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신용대출은 없었다

포주가 처녀들의 자궁을 들어내는 산부인과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어머니는 없었다

가두리 양식장을 허가하며 표를 긁어모으는 군청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청정해역은 없었다

친일문학상 후보에 오른 것을 자랑하는 시인 앞에서 읽었다

시집 속에 지식인은 없었다

마흔의 나이에 낙향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읽었다

시집 속에 내가 받을 이자는 없었다

불합격 통지서를 찢듯 쓰린 배를 움켜쥐고 읽었다

시집 속에 배고픈 내가 있었다

 

 

<책이 무거운 이유, (창비, 2005)>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24951768

 

바닷가 마을 노래 | 양인옥

페북에 틈틈이 썼던 시들입니다.매일 똑같은 일상들을 다르게 보고다르게 생각하고다르게 느껴보며Sns 친구들과 소통하고 나누는 재미로 한 편 한 편 쓰다보니 많은 Sns친구들과 진솔한 소통을

www.aladin.co.kr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을 위한 시 7편  (0) 2026.02.14
버지니아 사티어 : 자존감 선언문  (0) 2026.02.13
구상 시인의 시 : 홀로 와 더불어  (0) 2026.02.12
오규원 시인의 시 : 프란츠 카프카  (0) 2026.02.10
박형준 시인의 시 : 책  (0) 2026.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