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의 가난은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은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떠 떠 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달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숲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을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시인 소개 : 천상병 시인 〈귀천〉을 비롯한 여러 명시를 남긴 현대 문학계의 거성으로, 대체로 순수한 마음으로 인생을 노래하는 시를 남겼다. 그에 걸맞게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고 순진무구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 .. 안개 노인 안개 노인 문정희 안개 벗어나니 또 안개 이윽고 아름다움도 위험도 없는 허허벌판이다 영원한 잠이 바짝 쫓는 것 말고는 급할 것이 없다. 걸어온 길에 대해 할 말은 좀 있지만 노동력 없는 무산자 계급으로 그만 입 다물기로 했다 무릎과 치아의 통증에다 핏빛 네온 휘황한 자본주의를 칙칙하게 만든 죄로 그늘에서 어슬렁거린다 그래도 정체불명의 이름 어른신이라 어르며 지하철과 고궁이 두루 공짜 아닌가 장수 시대 알토란 같은 의료보험을 잘라먹는다고 한쪽에선 폐기물 보듯 하지만 파고다공원을 차지한 이도 있다 한다 까짓것 오늘 점심에는 식판을 들고 굽은 어깨로 절이나 교회의 무료 급식대 앞에 줄이나 서 볼까 공동묘지 비슷한 색깔의 검버섯 핀 얼굴로 얻어먹는 한 끼의 선심은 얼마나 새로운 맛일까 언제부터 나이가 곧 늙음이..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인물소개 1942년 1월 21일 부산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대학 3학년 재학중에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마음의 수수밭', '오래된 골목', '너무 많은 입'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시의 숲을 거닐다', '직소포에 들다' 등이 있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박두진문학상, 공초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문학 부문) 등을 수상했다. 학력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 수상 1996 소월.. 이전 1 ··· 29 30 31 32 33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