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08) 썸네일형 리스트형 오세영 시인의 시 3편 소개 와 시인 소개 오세영 시인의 시 3편 1월 오세영 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2월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 박찬세 시인의 시 3편 소개 및 작가 소개 박찬세 시인의 시 3편 소개 왜? 박찬세 담배를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술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PC방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오토바이를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클럽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고 모텔을 만든 것도 어른들이다 파는 것도 어른들이고 모르는 척하는 것도 어른들이다 그런데 왜?! 우리한테만 뭐라고 해?! 고양이 박찬세 어른들만 만나면 맨날 묻는다 -- 넌 하고 싶은 게 뭐야? -- 꿈이 뭐야? 난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잘 생기지 않았고 집도 잘 살지 못한다 나는 내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가만히 있고 싶고 그냥 놀고만 싶다 나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렇게 살다가 그냥 이렇게 죽고 싶다 내 꿈은 그냥그냥 고양이다 빵점 3 박찬세 친구들과 신나게 새벽까지 놀다가 학교에 못 갔다 심각한 거는 시험.. 제주 시인 한기팔 시 3편 소개 및 시인 소개 제주 시인 한기팔 시 3편 소개 눈이 내리다 갠 날 아침 한기팔 눈이 내리다 갠 날 아침 그 아득한 푸름 속을 새 몇 마리 날아와 나뭇가지에 앉아 있네 온 천지가 한 색깔이니 날아갈 하늘이 없네 눈이 내리다 갠 날 아침 이 환한 화엄 속을 늙은 선승이 혼자서 길을 가고 있네 전 우주가 다 보이니 선과 악이 따로 없네 서귀포 2 한기팔 마당귀에 바람을 놓고 귤꽃 흐드러져 하얀 날 파도소리 들으며 긴 편지를 쓴다. 한기팔 시인 소개 한기팔 시인은 1937년 서귀포시 보목동에서 태어났다.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1975년 ‘심상’ 1월호에 ‘원경’, ‘꽃’, ‘노을’ 등이 신인상에 당선되며 등단했다. 중등교사 생활을 하면서 시작에 전념해 후진을 양성하는 등 서귀포 문학의 흐름을 이끌었다. 제주도 문학상, 서귀포.. 이전 1 ··· 29 30 31 32 33 34 35 3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