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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관한 시 - 10편

9월에 관한 시 - 10편

 

 

 

9월에 관한 시 - 10편

 

 

 

 

 

 

1. 9월이 오면 / 권정아

 

조석(朝夕)으로소슬바람 불고

 

하늘 더 높아

 

가을햇살 눈부신 9월이 오면

 

 

들녘마다

 

알알이 익어가는 오곡들과

 

과수원에 풍성한 백과(百菓)

 

태풍에 시달리지 아니하고

 

튼실한 결실 맺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그리하여

 

봄부터 여름내 고생하신

 

검은 얼굴 농부(農夫)님들

 

태양(太陽)같은 미소를 머금고

 

 

우리들 식탁이

 

매일매일 윤택(潤澤)해지도록

 

전능(全能)하신 주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2. 9월의 가을을 느끼며 / 김영국

 

높아만 가는

 

파란 하늘빛이 어찌나 고운지

 

새하얀 새털구름이 시샘하듯

 

우아하게 뽐내듯이 날갯짓을 하고

 

 

부끄러운 듯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가녀린 꽃대엔

 

연분홍 치마저고리 걸치고

 

수줍은 미소를 보내오는 모습을 보니

 

가을이 성큼 다가옴을 느낍니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녘에는

 

알알이 익어가는 나락

 

동구 밖 과수원에는

 

탐스럽게 속을 꽉 채우는 실과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아내는

 

농부의 입가에는 흐뭇한 미소가 흐르고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산들산들 불어오는 가을바람의 연주 속에

 

빨간 고추잠자리 어여쁘게 춤을 추며

 

풍요로운 가을을 노래합니다.

 

 

 

3. 9월의 아름다운 고백 / 김용복

 

9월의 마지막 날

 

출가한 막내딸이 퇴근길에

 

외식하자고 연락이다.

 

수술을 앞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는

 

딸의 효성이 고마웠다.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아내와 함께 식사하며

 

소주 한 병에 시름을 적셨다.

 

 

아내의 손 옆구리에 끼고

 

공원 길 몸을 부딪치며

 

마지막 9월을 즐겼다.

 

 

왼팔로 껴안은 아내에게

 

여보! 당신을 사랑하오!

 

아름다운 고백을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아내는 지난 세월이

 

아쉬웠다고 눈물 떨군다.

 

 

 

4. 9월에는 / 김정원

 

9월에는

 

붉은 과꽃이 피어 있는

 

넓은 정원에 앉아

 

눈부시도록 파란 하늘을

 

가슴에

 

가득 담고 싶습니다

 

이글거리던 태양과

 

새벽부터 단잠을 깨우던

 

매미의 울음소리까지도

 

짧은 여름날의 추억을

 

하얀 도화지 위에

 

스케치하고 싶습니다

 

 

9월에는

 

갈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서서

 

일년을 하루같이

 

그리워하는 당신의 안부를

 

바람에 묻고 싶습니다.

 

 

 

5. 9월이 오면 / 김향기

 

웃자라던 기세를 접는 나무며 곡식들,

 

잎마다 두텁게 살이 찌기 시작하고

 

맑아진 강물에 비친 그림자도 묵직하다.

 

풀벌레 노래 소리 낮고 낮게 신호 보내면

 

목청 높던 매미들도 서둘러 떠나고

 

들판의 열매들마다 속살 채우기 바쁘다.

 

하늘이 높아질수록 사람도 생각 깊어져

 

한줄기 바람결에서 깨달음을 얻을 줄 알고,

 

스스로 철들어가며 여물어 가는 9.

 

 

 

6. 9월에는 / 김홍성

 

9월은 화가처럼 예쁜 그림을

 

가슴으로 그리고 고운 색깔로

 

하나하나 채워 가는 마음속에

 

화가 하나 두고 있습니다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사랑의 깊이를 느끼고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 맑은

 

눈물하나 담고싶은 가을 향기

 

가득하고 풍성한 9월입니다

 

 

9월엔 사랑을 하세요

 

쏟아질듯 그렁그렁한 별빛과

 

한 여름에 사랑을 속삭이던

 

풀벌레들의 아름다운 언어들이

 

9월의 아름다운 시가 될 것입니다

 

 

풍성한 오곡 백과가 무르익어 가고

 

부족했던 마음은 넉넉한 보름달이

 

그늘진 곳까지 밝혀주며

 

강강술래 가락에 밝고 동그란

 

보름달이 자꾸만 차 오릅니다

 

 

 

7. 9월이 / 나태주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대추는 대추나무 가지 위에서 익고

 

너는

 

내 가슴속에 들어와 익는다

 

 

9월이

 

지구의 북반구 위에서

 

서서히 물러가는 동안

 

사과는

 

사과나무 가지를 떠나야 하고

 

너는

 

내 가슴속을 떠나야 한다

 

 

 

8. 다시 9월 /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 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 오래 그리고 많이.

 

 

 

9. 단풍드는 날 / 도종환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10. 9월에 드리는 기도 / 도지현

 

9월엔 기도하나니

 

갈바람 황량하게 불어도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는

 

봄에 부는 훈풍이게 하소서

 

가을 들녘의 풍요로움

 

풍요 속에도 빈곤은 있나니

 

누구의 마음속에서도

 

시름과 한숨이 없게 하소서

 

 

시리게 푸른 하늘 아래

 

시나브로 붉어 가는 산야

 

그 붉음이 많은 이의 가슴에

 

사랑 꽃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여름 내내 괭이질 한 농부의

 

가슴 골로 여울지는 땀

 

힘들여 일한 그들에게

 

풍요를 가득 안겨주게 하소서

 

삭막에 물드는 계절이지만

 

바람 속에 낭만이 묻어오니

 

촉촉하게 젖어드는 가슴 되어

 

모든 이들이 시인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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