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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삼 시인 소개와 시 소개

 

박재삼 시인 소개

 

김소월 이후, 한국 서정시의 전통적 음색을 재현한 독보적인 시인으로 소박한 일상 생활과 자연에서 소재를 찾아 섬세하고도 애련한 가락을 노래했다.

 

 

 

박재삼 시인

 

 

 


생애


1933년 4월 10일, 일본에서 출생하여 4살 때인 1936년 7월에 어머니의 고향인 경상남도 삼천포시 서금동 72번지로 이주하여 성장했다.

 

박재삼 시인의 아버지인 박찬홍은 지게 노동으로, 어머니인 김어지는 생선 행상으로 가족을 부양하였다고 한다. 1946년, 삼천포초등학교를 졸업 후 3천원이 없어 신설된 삼천포중학교에 진학 하지 못하고 신문배달을 하던 중 삼천포여자중학교의 가사 담당 여선생의 도움으로 그 학교 잔심부름꾼으로 들어갔고 교장의 도움으로 이듬해인 1947년, 삼천포중학교 병설 야간중학교에 입학하여 낮에는 여중에서 잔심부름꾼으로 일하고 밤에는 수업을 들었다.

 

1948년, 교내신문 “삼중(三中)” 창간호에 동요 ‘강아지’, 시조 ‘해인사’를 발표했다. 1949년에는 경영부진으로 야간중학교가 폐쇄되어 주간 중학교로 흡수되었는데 이때 야간 중학교에서 전교 수석을 한 덕택에 학비를 면제받고 주간 중학교 학생이 되었다.

 

삼천포여자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시조 시인 김상옥에게 시를 배웠다. 이후 제1회 영남예술제(개천예술제) ‘한글 시 백일장'에서 시조 ’촉석루‘로 차상으로 입상했다. 1950년에는 김재섭, 김동일과 함께 동인지『군상』을 펴냈다.

 

1951년,삼천포고등학교 2학년에 편입학 하였다. 1953년, 삼천포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피난지 부산광역시 동광동에서 중학교 시절 교장이자 제2대 민의원이었던 정헌주 선생의 집에서 식객 노릇을 했다고 한다.

 

1954년, 은사 김상옥의 소개로 현대문학사에 취직, 1955년, 고려대학교 문리과대학 문학부 국문학과에 입학했다.


1953년에 시 「강물에서」가 모윤숙에 의해 『문예』에서 추천되고, 1955년 시 「정적(靜寂)」이 서정주에 의해 『현대문학』에 추천되었으며, 같은 해 시조 「섭리(攝理)」가 유치환에 의해 『현대문학』에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1955년에 『현대문학』 창간과 함께 편집 사원으로 입사했다.


1957년에 '현대문학'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그 해 3학년이 되던 때 대학교를 중퇴했다.

1961년에는 구자운, 박성룡, 박희진, 성찬경 등과 함께 '1960년대 사화집(詞華集)' 동인으로 참여했다.

1962년, 김정립 여사와 결혼했으며, 그 해 1962년에 첫 시집 '춘향이 마음'을 출간했다.

1970년에 두번 째 시집 '햇빛 속에서'를 펴내고 이때부터 서울신문, 대한일보, 국제신보 등에 바둑 관전기를 쓰기도 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글을 쓰고 발표하여 타계할 때까지 시집 15권, 시조집 1권, 수필집 10권, 시선집 13권을 펴냈다.
1995년 조병화 시인과 함께 전 국회의원 박철언을 월간 '순수문학' 4월호에 시인으로 등단시켜 준 것\에 대해 김강태 시인(1951~2003)이 1996년의 기고문 중에 비판적 언급을 하였다. 
1997년 6월 8일, 향년 64세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지병인 고혈압, 만성신부전으로 타계했다. 


수상 경력


고등학생 때 제1회 개천예술제에서 차상을 받으며 재능을 인정받았다. 참고로 이 때 장원이 이형기 시인. 제2회 현대문학신인상, 한국시인협회상, 노산문학상, 한국문학작가상, 인촌상 등을 수상했다.



작품 활동


1962년 첫 시집 『춘향이 마음』을 간행한 이래 시집 『햇빛 속에서』(1970), 『천년의 바람』(1975), 『어린 것들 옆에서』(1976), 『추억에서』(1983), 『아득하면 되리라』(1984), 『내 사랑은』(1985), 『대관령 근처』(1985), 『찬란한 미지수』(1986), 『바다 위 별들이 하는 짓』(1987), 『박재삼 시집』(1987), 『사랑이여』(1987), 『울음이 타는 가을강』(1987), 『다시 그리움으로』(1996), 『사랑하는 사람을 남기고』(1997) 등 다수의 시집과 시 선집을 간행하였다.

 

 

수필집으로는 『울밑에 선 봉선화』(1986), 『아름다운 삶의 무늬』(1987), 『슬픔과 허무의 그 바다』(1989) 등이 있다.


문학 세계


그의 시 세계는 시 「춘향이 마음」(1956)과 「울음이 타는 가을 강」(1959) 등으로 대표된다. 그는 이런 시들을 통해 한국 서정시의 전통적 음색을 재현했으며 소박한 일상 생활과 자연에서 소재를 찾아 섬세하고도 애련한 가락을 노래했다.

 

 

 

 

 

 

시 소개

 

울음이 타는 가을강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 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 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 질 녘 울음이 타는 가을 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 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처음 보것네.

 

 

 

 

 

 

 

춘향이 마음

 

 

뉘가 알리
어느 가지에서는 연신 피고

어느 가지에서는 또한 지고들 하는

움직일 줄 아는 내 마음 꽃나무는

내 얼굴에 가지 벋은 채 참말로 참말로

사랑 때문에
햇살 때문에


못 이겨 그냥 그

웃어진다 울어진다 하겠네.

 

 

 

 

 

 

 

허무의 내력

 

늘 돈은 조금만 있고

머리맡엔 책만 쌓이고 그

책도 이제는 있으나마나한데
땅 밑에
갈 생각만 하면

나는 빈 것뿐이네.

 

 

 

 

 

 

석류를 보며

 

한여름 내내

속으로 속으로만 

익어 왔던 석류가

이 가을
하늘이 높고 햇빛이 눈부시고

바람까지 서늘한 때를 택하여

그 가슴을 빠개 놓고

다 익은 속열매를 보여

아름답기만 하구나

그러나 임이여

내 가슴은 보일 것이 없어

더 없이 쓸쓸하구나

 

 

 

 

 

 

 

홍시를 보며 

 

감나무에 감꽃이 지더니

아프게도 그 자리에 열매가 맺네.
열매는 한창 쑥쑥 자라고

그것이 처음에는 눈이 부신

반짝이는 광택(光澤) 속

선연한 푸른 빛에서

조금씩 변하더니

어느새 붉은 홍시로까지

오게 되었더니라.


가만히 보면

한 자리에 매달린 채

자기 모습만을

불과 일년이지만

하늘 속에 열심히 비추는 것을 보고, 글쎄,

말 못하는 식물이 저런데

똑똑한 체 잘도 떠들면서

도대체 우리는 어디다가

자기 모습을 남기는가 생각해 보니

허무(虛無)라는 심연(深淵)밖에 없더니라.
아, 가을!